"예수·막달레나 마리아 결혼 자녀 2명 뒀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1-10 15:21 수정일 2014-11-10 17:47 발행일 2014-1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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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작가와 요크대 교수 1500년 전 '잃어버린 복음서' 번역판 출간
마리아 막달레나가 성모 마리아와 동일 인물이었으며 예수가 정치적 인물들과 결탁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작가 심차 야코보비치와 캐나다 토론토 요크대의 바리 윌슨 교수가 오는 12일 영국도서관에서 약 1500년 전의 ‘잃어버린 복음서’ 그리스어 번역판을 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잃어버린 복음서 원본은 고대 아람어(예수와 제자들이 사용한 고대 언어)로 돼있어 현재까지 학계마다 해석이 다양해 정설을 내놓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번역본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 어머니라고 알려져 왔던 성모 마리아와 동일 인물이라는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 또 예수 그리스도가 ‘비유대인 여성 사제’냐 ‘창녀’냐 하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한 사이이며 2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결혼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어왔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953년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란 제목의 책에서 예수가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예수의 결혼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난 이후 이뤄졌다고 말하며 논란을 피했다. 미국의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카잔차키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화제작은 베스트 셀러였던 다빈치 코드였다. 댄 브라운은 부분적으로 예수의 결혼 가설에 찬성했다. 그는 프랑스의 메로빙 왕조가 예수와 마리아 사이에서 나온 후계자였다는 플롯을 핵심으로 기독교 역사를 새롭게 해석했었다.

이외에도 번역본은 예수의 삶에 대한 획기적인 폭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수가 티베리우스 황제 등과 같은 로마제국의 정치적 인물들과 결탁했다거나 티베리우스의 근위병 세야누스와도 친한 친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갓 태어난 ‘유대인의 왕’을 죽이기 위해 미치광이처럼 베들레헴의 갓난아이들을 몰살 시켰던 헤롯 안티파스 왕을 피하기 위해 이동했던 예수의 삶에 대해 종교인들이 몰랐던 부분까지 짚어내고 있다.

윌슨 교수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대영박물관에 보관됐던 1500년 전 고대 아람어판 ‘잃어버린 복음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끝마쳤다”며 “200여년에 가깝게 매달려온 연구가 결실을 맺었지만 해석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만큼 완성의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비판들도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교회사 학자인 디아메이드 맥클로흐 교수는 “마치 배 밑바닥에 고이는 더러운 물 같은 소리다”며 “영국도서관이 저자에게 호텔 방과 같은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비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