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배신?…"하루 3잔 이상 마시면 조기사망 위험 2배 ↑"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29 17:10 수정일 2014-10-29 18:22 발행일 2014-10-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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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연구진 10만여명 추적조사 결과
"지방·갈락토스가 나쁜 영향 미쳤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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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우유를 3잔 이상 마시면 조기 사망 확률이 두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웁살라대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하루에 우유를 3잔 이상(약 680㎖이상) 마시면 일찍 사망할 확률이 2배나 높아진다고 전했다. 또 우유 섭취량이 늘어나면 체내 유지방이 많아져 칼슘의 긍정적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우유가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기 여성들에게 특효약이라고 주장하며 하루에 많은 양을 섭취하도록 조언해 왔다.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S) 역시 골다공증 환자들이 충분한 단백질과 칼슘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루에 550㎖정도의 우유를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연구팀은 6만 1000명의 여성들과 4만 5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각각 20년, 11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여성들의 나이는 39~74세였고 남성들은 45~79세였다. 연구팀은 식습관에 관한 설문 조사 뿐만 아니라 연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 진료 기록까지 살펴봤다.

조사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우유를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뼈와 관계된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 특히 모집단 중 우유를 많이 마신 여성들에게선 뼈의 다공증의 빈도가 높아질 때 발생하는 고관절부 골절이 두드러졌다.

또 하루에 우유를 약 680ml 이상 마신 남성과 여성 모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조기에 사망한 사람들이 2배나 많았다. 그러나 요구르트나 치즈를 포함한 다른 유제품들은 섭취량과 관계없이 뼈 건강에 좋고 사망률과도 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을 도출하진 못했지만 우유 속에 있는 지방이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칼 미카엘손 박사는 “우유 안에 있는 지방이 심근 경색이나 심장 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지방이 그동안 우유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어졌던 칼슘의 효과도 상쇄시켜 건강을 해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젖당의 성분인 갈락토스를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많은 동물 연구에서 갈락토스는 체내에 화학적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간의 건강과 관련된 연구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연구에 대한 문제제기도 일고 있다. 영국 의학 전문가들은 스웨덴 산 우유가 다른 나라보다 비타민 A가 강화돼 있기 때문에 연구의 근본적인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양학자 게이너 버셀은 “건강하다고 알려져 왔던 우유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는 확실히 흥미롭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설문조사에 근거해서 도출한 결과이기 때문에 공중보건 개념으로 확장시키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