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아기 자폐증·ADHD 걸릴 확률 높다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28 16:14 수정일 2014-10-28 18:56 발행일 2014-10-2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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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박테리아 적어 면역체계 차이<BR>마취·출혈 등 부작용에 합병증유발 위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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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은 산모의 자궁을 절개해 인공적으로 태아를 출산시키는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된 아이가 어린 시절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이보다 2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코크대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표된 ‘제왕절개와 자폐증·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의 상관관계’와 관련된 과거 25건의 연구 데이터를 모아 재분석했다.

지난 연구 중 일부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40% 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제왕절개 분만한 아이가 ADHD에 걸릴 확률에 관해서도 조사했다.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다.

책임 연구자 아이린 커랜은 “아직까지 확률이 높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ADHD에 걸릴 가능성도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신문은 제왕절개 분만을 거치면 전체적인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장(腸)박테리아의 구성이 자연분만을 거친 태아와 차이를 보이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의과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박테리아는 알르레기, 염증성 장질환 등 면역체계과 관련이 있는데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이는 자연분만을 거친 아이보다 장박테리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임신기간이 평균 40주라고 할 때 제왕절개를 할 경우 37~39주로 태아가 산모의 뱃속에 있는 시기가 짧다는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됐다. 아일랜드 코크대 산과병원의 루이스 케니 박사는 “태아가 태어나기 전 마지막 몇 주가 두뇌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 시기가 줄어들수록 정서적 문제를 야기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제왕절개를 고려하는 산모 중에는 고령임산부가 많으며 제왕절개는 마취와 더불어 출혈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커랜 박사는 “제왕절개를 통한 분만 비율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에 대한 부작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더 체계적이고 정확한 연구가 뒤따라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추후 새로운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1970년대만 해도 4.5%에 지나지 않던 제왕절개 분만율이 25% 에 이르고 있다. 이 중 42%는 의학적 이유가 아닌 산모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골반에 이상이 있거나 태아 위치 이상으로 인한 난산, 조기 진통, 태반 조기 분리, 출산 중 태아 심박동 이상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실시한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출산에 대한 공포로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산모도 적지 않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적 권위지 ‘아동 심리학 및 정신의학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