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제품 쓸수록 여성 성욕 감퇴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22 16:23 수정일 2014-10-22 18:41 발행일 2014-10-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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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식의학회 20~30대 여성 연구<BR>임신한 여성 360명 프탈레이트 수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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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된 성인용품이나 비닐 샤워커튼, 매니큐어 같은 화장품 용기 등을 가까이 두면 여성의 성생활을 망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이 미국생식의학회 연례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캡슐형 약제, 가정용 바닥재 등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용기에 함유된 화학 첨가제 프탈레이트가 여성의 성욕을 감퇴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은 임신한 20~30대 여성 360명의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수치를 일정기간에 걸쳐 측정했다. 연구진들은 평소 여성들이 임신하기 전에 성욕을 얼마나 자주 느꼈는지 조사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 소변에서 프탈레이트가 수치가 가장 높았던 여성들은 수치가 가장 적었던 여성들보다 2.5배 정도 성욕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프탈레이트가 성호르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책임 연구자 에밀리 바렛 박사는 “창문 틀, 바닥재, 음식물 포장용기, 의류 등 수많은 물품에 쓰이는 프탈레이트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가 그동안 꾸준히 이뤄져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프탈레이트가 여성의 성욕감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 로체스터대 연구진은 프탈레이트가 정자수 감소와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달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임신 중 플라스틱에 함유된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는 것이 추후 아이의 천식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로써 프탈레이트가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생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바렛 박사는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은 프탈레이트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닐 샤워커튼 대신 유리막을 설치하거나 플라스틱의 일종인 PVC 바닥재가 아닌 나무 바닥을 쓰는 등의 방법이 프탈레이트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문은 유럽연합 산하 ‘독성·생태독성·환경에 관한 과학위원회’가 PVC로 만든 장난감 제품이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 검토해 3세 미만의 영아가 장난감을 입에 무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PVC 재질의 유아용 완구 판매 규제와 세면 용품, 장난감 등에 특정 프탈레이트 성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