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 '돈보다 SNS'…"온라인친구, 너무 소중해"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0-16 18:54 수정일 2014-10-16 20:50 발행일 2014-10-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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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대별 소셜네트워크 가치 설문
영국의 베이비부머들은 부를 늘리거나 실제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얻는 ‘온라인 친구들’에 더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5일(현지시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사용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나면서 성공의 지표가 되는 부나 인맥 쌓기와 같은 실제 삶의 가치보다 온라인 상에서 보유하는 친구들의 ‘숫자’와 ‘친구관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은 X세대(1965~76년생), 베이비부머 세대(1946~65년생, 영국 기준),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를 포함해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세대별 사용자들이 서로의 글과 동영상, 개인정보 등을 상호 교류할 수 있는 SNS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사용자들은 이들 삶에서 SNS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는 지, SNS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주는 지 등의 내용에 응답했다.

조사 결과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중 대다수는 페이스북 친구를 맺거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를 늘리며 온라인 친구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삶의 가치라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리트윗하고 다른 사용자를 팔로우하는 등의 과정으로 온라인 친구들과 소통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겼다. 타인에게 긍정적으로 보일 만한 삶의 모습을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며 만족감을 얻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49~68세의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한 중·장년층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들 중 29%는 모든 삶의 가치 중 온라인 친구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답하기도 했다. X세대 응답자의 27%는 “돈, 명예, 성공 등 다양한 삶의 가치들 중 SNS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SNS의 가치를 가장 낮게 평가하고 있는 집단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 세대에 비해 개인적이며 SNS에 익숙하다는 평가를 받는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가 온라인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응과는 전반적으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 세대의 25%만이 ‘SNS가 자아존중감이나 자신감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베이비 붐 세대의 의견에 동의했다.

조사를 총괄한 트레버 하디는 “소셜 미디어가 베이비부머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며 “SNS가 남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사람들이 ‘1인 언론 매체’가 됐다”며 “드러내고 싶은 자신의 일생 생활의 모습들을 직접 공개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60%는 온라인 상에서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오직 23%의 이용자들만이 이 사실을 인정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