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온·오프 경계 허물자!…'옴니채널'로 돌파구

김정아 기자
입력일 2014-09-14 21:50 수정일 2014-09-14 23:51 발행일 2014-09-15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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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그룹 등 모든 유통채널 묶어 새로운 활로 찾기
매장에서 제품 고르고 쇼핑몰서 주문 늘어
33면_옴니채널
신세계 그룹이 최근 선보인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 광고(SSG닷컴광고 캡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자!"국내 유통 업체들이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등 모든 유통채널을 통합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며 넘나드는 소비자들에 발 빠르게 대처해 정체된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신동빈 회장 주재 하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등 19개 그룹 유관사 대표이사들을 모아놓고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신 회장은 이 날 운영위원회에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을 갖춘 롯데는 옴니채널적 시장 변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옴니채널의 추진이 우리의 성장을 지속하는데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 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옴니채널을 구축한 미국 유통업계 메이시스와 월마트 등의 사례를 조사·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이에 따라 연매출도 증가했다고다고 밝혔다.

메이시스백화점은 온라인 주문 후 가까운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픽업하는 서비스(In-store Pickup)를 대부분의 매장 및 제품에 적용해, 전체 온라인 주문 중에서 '매장 픽업'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최대 할인점 월마트도 온라인 주문 상품의 매장 픽업 기능은 물론, Fedex와 협력해 고객이 인근 Fedex 오피스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고객들에게 옴니채널 쇼핑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도 올해 초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통합해 SSG닷컴을 출범하며 옴니채널 구축에 나섰다. 신세계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복합쇼핑몰로 탄생한 SSG닷컴은 단순히 업태를 하나로 묶은 수준을 넘어 상품검색, 프로모션, 결제까지 통합해 온라인 쇼핑 편의를 극대화한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밝혔다. .

유통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온·오프라인 및 모바일을 넘나드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정작 주문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쇼루밍(showrooming, 전시장만 구경)족(族), 모바일로 결제하는 모루밍족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이러한 소비 유형은 증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국내 소비자들의 쇼핑 형태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5월 소비자조사 전문기관인 TNS와 함께 20~59세 남녀 24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소비자의 48%가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의 81%는 탐색하는 과정에서는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활용했으며, 77%는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자세히 알아볼 때도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쇼루밍족 등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유통채널을 통합함으로써 다변화하는 유통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계의 옴니채널 운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실제 온·오프라인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신세계의 SSG닷컴은 아직까지 시스템 불안으로 배송오류와 결제오류가 자주 발생하고 구매내역이 취소되는 등 상품구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옴니채널 구축을 위한 온·오프라인몰 통합은 시스템 측면에서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세계가 지나치게 서둘러 진행하면서 물리적 통합만 중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처음이다 보니 사전에 제대로 준비가 안 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