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에서 완벽한 왕세자로 부활한 사도세자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4-08-08 08:30 수정일 2015-01-05 17:58 발행일 2014-08-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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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비밀의 문' 왕과 세자의 아버지 사이 고민하는 영조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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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영조로 출연할 한석규. 사진은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으로 출연했을 당시 모습.

우리가 알고 있는 사도세자는 기행을 일삼는 미치광이였다. 영조는 친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비정한 아버지였다. 

틀에 박힌 부자 이야기가 SBS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새롭게 조명된다. ‘비밀의 문’은 사도라는 칭호를 얻기 전 세자 ‘이 선’ 시절을 담는다.

왕권 강화에 힘을 쏟는 아버지 영조와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아들 이선의 갈등이 주요 소재다.

영조와 이선 역엔 각각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으로 열연했던 한석규와 얼마 전 군대에서 제대한 이제훈이 맡았다. 영화 ‘파파로티’에서 스승과 제자였던 인연이 ‘비밀의 문’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이어졌다.

‘비밀의 문’에 나오는 사도세자는 똑똑하고 무술에 능하다. 궁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도 본인이 직접 나서 추리를 한다.

실제로 사도세자는 어려서부터 영조의 총애를 받는 완벽한 아들이었다. 당시 어린 세자의 영특함은 뒤늦게 아들을 얻은 영조의 자랑거리였다. 오히려 세자를 향한 영조의 지나친 기대심이 훗날 비극을 낳는 씨앗이 됐다.

그동안 사극 작품 속 사도세자는 비정한 아버지 ‘영조’와 미치광이의 아들 ‘정조’ 시대를 잊는 연결고리 역할에 그쳤다. ‘비밀의 문’에선 사건을 풀어나가는 핵심 인물로서 세자 ‘이선’이 등장해 신선한 눈길을 끈다.

새롭게 조명된 사도세자만큼이나 한석규가 연기하는 영조도 화제다. 그는 ‘비밀의 문’ 출연 결정을 하면서 ‘또 다른 조선의 왕’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영조는 세종과 함께 조선을 이끈 또 하나의 성군이지만 정치적 대립 속에 결국 아버지로서 최악의 결단을 내린 인물이다. 국민의 왕과 세자의 아버지, 두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는 영조의 심적 갈등은 같은 시대를 다룬 또 다른 드라마 ‘이산’에서 볼 수 없던 왕의 모습이다.

한석규와 이제훈의 ‘비밀의 문’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