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원 무너진 카카오…청원에도 증권가는 목표주가 하향 중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20 08:00 수정일 2021-09-20 08:54 발행일 2021-09-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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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정부와 소상공인의 뭇매를 맞고 있는 카카오의 주가가 12만원이 깨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카카오를 죽이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 중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65%) 하락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의 1주당 종가가 12만원 아래에서 형성된 것은 지난 5월 26일 11만9500원 이후 약 4개월여 만이다. 카카오는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카카오는 최근 금융당국과 정부에서 규제를 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꺾였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 골목상권과의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좀처럼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카카오를 죽이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큰 문제 없이 잘 성장하던 주식이 실적에 아무 문제도 없는데 정부 여당 국회의원의 몇 마디에, 금융위원장의 한 마디에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며 “지난 5년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을 편하게 해준 카카오를 독점 기업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쇼핑, 카카오 톡비서 등 젊은 IT 개발자들의 아이디어가 신기해 이용하는 서비스가 많다”며 “카카오 독재 철폐를 외치는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를 얼마나 이용해봤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골목권 상인들만 국민이 아니고 한 푼 두 푼 모아 카카오 등에 투자하던 400만 주주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 나라의 젊은 세대가 꿈꿨던 세상을 망가뜨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내렸다. 김소혜 연구원은 “카카오는 최근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모빌리티에서는 기사들의 프로멤버십 비용을 내리고, 스마트콜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대리운전 중개수수료를 변동 요금제로 변경하기로 했다”며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모빌리티 매출액에서 5% 미만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모빌리티와 페이 사업 부문의 가치를 각각 2조5000억원, 6조8000억원으로 내린다”며 “최근 카카오의 주가는 각종 규제 관련 우려가 반영됐다고 판단하지만,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 모멘텀은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 관련 전반적인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음을 감안해 카카오톡의 가치를 기존대비 약 7조원 내렸다”며 “단기적으로 규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은 맞지만 인터넷 기업들의 장기 성장 기조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하단과 매수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플랫폼의 성장 과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며 “규제 관련 소음은 빠른 시일내에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며 국정감사 일정이 종료되는 10월까지는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