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투자자들은 9월 FOMC에 관심…“테이퍼링 공식화할 것”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19 10:02 수정일 2021-09-19 10:03 발행일 2021-09-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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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추석인 21일~22일(미국 시간) 열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증권가는 대부분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자신매입 규모 축소)’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시장의 전망을 소폭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졌지만 테이퍼링을 지연시킬 만큼의 기준 미달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의 전망을 소폭 하회한 결과로, 지난 2분기 인플레이션 급등을 유발했던 대표 품목인 중고차 가격이 떨어진데다 경제 개방과 민감도가 높은 운송 서비스 가격이 델타 변이 확산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점진적이지만 올해 테이퍼링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달 FOMC에서 테이퍼링 관련 조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FOMC를 오는 11월 테이퍼링을 선언하기 위한 사전 과정의 하나로 파악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기존의 부양조치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성명서의 문구 수정 등을 통해 테이퍼링 신호 정도는 줄 것”이라며 “연준의 성장률과 실업률, 물가 전망치,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우선, 최근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주요 투자은행(IB) 들의 전망치 하향 조정이 뒤따르는 등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톤이 낮아진 만큼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은 일부 열려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산과 보복 소비 재개, 고용 여건 개선 기대 등이 아직 유효하다는 점에서 이번 FOMC 에서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음을 고려할 때 물가 전망치는 종전 수준보다 소폭 오를 수 있겠고, 이는 연내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는 지난 6월에서 큰 변화는 주지 않겠으나 최근 테이퍼링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위원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변화가 발생한다면 금융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으로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유미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이번 FOMC에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일부 부양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할 수 있으며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낮추고자 할 것”이라며 “이에 점도표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연준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의 개시 시점과 규모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고 12월부터 자산 매입 축소를 진행할 것”이라며 “따라서 11월 FOMC 전후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도 이달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고 11월부터 개시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직후 달러화는 즉시 하락했다”며 “환율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상징하는 지표로 인식됐기 때문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가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으로 해석된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안 연구원은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 부진은 기준금리 인상도 아니고 테이퍼리을 지연시킬 만큼의 기준 미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경제와 시장에 충분히 노출된 델타 변이 여파가 일시적으로 나쁘게 반영된 것이며, 앞으로는 상승률이 둔화되더라도 의미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전략인 평균물가목표제(AIT)를 기준으로 보면 순차적인 정상화를 뒷받침할 만 하다”며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평균 2%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올해 8월 누적(3.8%)과 연말 전망치(4%)를 감안할 때 지난 2 년의 부족분을 채우고도 남는다”고 분석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