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대학병원 진료 후 동네의원으로 회송 찬성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2-01 14:01 수정일 2018-02-01 14:14 발행일 2018-02-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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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명 중 1명은 질병의 중증도와는 별개로 본인이 원해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의원을 신뢰하지 않는 비율이 84.7%로 나타났으며 국민 10명 중 9명이 대학병원 진료를 받은 뒤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 데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총 1012명을 대상으로 ‘의료이용 및 의료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응답자 중 본인이나 직계가족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한 번 이상 찾은 이용률은 76.6%였다. 대학병원 이용자 중 61.4%는 외래진료뿐 아니라 입원치료도 받았다.

대학병원에 가게 된 계기는 의사의 판단과 본인의 의사가 절반 정도로 유사했다. 1, 2차 병·의원에서 의료진의 판단과 의뢰로 간 비율이 49.4%,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간 비율이 48.8%였다.

특히 전국 의사 148명 대상 조사에서도 ‘환자가 원해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92.6%에 달했다.

본인이나 가족이 대학병원 진료를 원했을 때는 1, 2차 병·의원에서 정밀검사가 불가해서(24.2%), 중증 또는 고난도 질환이 의심되어서(19.4%), 1, 2차 병·의원을 못 믿어서(16.2%),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10.9%)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명한 의료진이라는 응답이 55.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12.8%가 최신 검사 및 의료 장비를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동네의원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답자 중 동네의원 신뢰도는 84.7%로 신뢰하지 않는다(12.2%)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학병원 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된다고 할 경우 동네의원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비율은 87.8%였다. 대학병원에서 담당 의사가 동네의원 진료를 권유해도 대학병원에서 계속 다니겠다는 응답은 10.3%로 집계됐다.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국민의 48.8%가 본인과 가족의 판단에 의하여 내원하고 있지만, 진료를 마친 후 동네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향이 90%로 아주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밝히며 “현재 진료의뢰서를 갖고 와야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입규제(Gate-keeping system)보다는 회송제도 (Referral system) 활성화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현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념적인 접근이 아닌 정교한 정책설계가 이루어져야만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이용문화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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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이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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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담당 의사의 동네의원 권유 시, 전환 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