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환자 투석기간 짧을수록 생존율 높고 거부반응 낮아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1-31 12:10 수정일 2018-01-31 12:25 발행일 2018-01-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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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췌장이식외과 한덕종 교수가(왼쪽 두 번째) 5,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신장이 손상되면 일주일에 몇 차례씩이나 병원을 찾아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완치를 위해서는 결국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방법 밖에 없는데 신장이식 전 투석기간이 짧을수록 생존율이 높고 거부반응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한덕종, 김영훈, 신성 교수)이 지난 2005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생체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 2898명의 장기 생존율(5년, 10년)과 자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투석 전 신장 이식을 받았거나 투석 치료 기간이 19개월 미만으로 짧았던 환자들의 이식 후 생존율이 각각 99.3%와 99%였다. 투석기간이 19개월 이상인 경우 생존율 은97.2% 로 투석기간이 짧으면 이식 후 생존율이 더 높았다.

또한 19개월 이상 투석을 지속한 환자군의 이식 거부반응률은 22.8%로 투석 전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17.1%), 19개월 미만 환자군(16.8%)보다 높았다.

또 연구팀은 최근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삶의 질을 고려해서 투석 전 신장 이식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에서 투석 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비율을 보면 초기에는 11.5%(1990~2000년), 12.3%(2001~2010년)에 불과했지만, 2011~2018년 1월 사이에는 16.1%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당뇨병과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에 의해 신장이 망가져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가 최근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1990~2010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중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 비율이 각각 11%, 4%였지만, 2011~2018년 1월에는 이 비율이 25%, 14%로 2배 이상 늘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지속해서 올라가면서 혈관 손상을 초래해 신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고혈압의 경우 신장에 있는 사구체의 압력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을 손상한다.

한덕종 교수는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로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만약 투석을 받는 상황에 적합한 기증자만 있다면 장기간 투석을 받는 것보다 조기에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것이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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