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사용 10분의 1로 줄이는 박테리아 표적 나노 약물 전달체 개발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1-23 14:53 수정일 2018-01-23 15:09 발행일 2018-01-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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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 표적 나노 약물 전달체 개발 프로세스
박테리아 표적 나노 약물 전달 프로세스 (자료제공=서울아산병원)

기존 항생제의 10분의 1만 사용해도 박테리아를 표적해 감염 부위에 효과적으로 항생제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

항생제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게 되면서 체내 감염을 일으킨 박테리아를 효율적으로 치료함과 동시에 항생제 과다사용 및 내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주진명 교수팀은 생체 내에서 단백질과 펩타이드, DNA간의 생화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항체 개발 등에 활용하는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 감염 염증반응이 일어난 조직만 선별적으로 표적할 수 있는 펩타이드(서열:CARGGLKSC)를 발견했다. 펩타이드란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소수 결합된 형태다. 연구진은 이 펩타이드를 생분해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결합해 포도상구균을 표적하여 선택적으로 항생제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급성 폐렴이 발생한 쥐에게 반코마이신 항생제를 일반적인 정맥주사로 투여했을 때와 나노 약물 전달체를 통해 혈관에 주입했을 때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정맥주사로 투여할 때보다 나노 약물 전달체를 이용했을 때 10분의 1의 항생제 용량으로도 폐렴이 완치된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박테리아 표적 나노 약물 전달체를 이용하면 현저하게 적은 양의 항생제로 박테리아 감염을 치료함과 동시에 건강 조직에 대한 독성 등 항생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진명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나노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효과적인 약물 전달체 개발 등 의학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며, “특히 감염성 질환은 전파되기 전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이므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협력한 융합연구를 통해 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되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