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2명 중 1명, 우울장애 등 정신건강 적신호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1-23 11:47 수정일 2018-01-23 12:53 발행일 2018-01-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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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편두통 환자 2명 중 1명은 우울장애 또는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편두통으로 인한 정신건강 이상으로 자살 경향성이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대한두통학회(회장 김병건, 을지병원 신경과)는 ‘제3회 두통의 날’을 맞아 ‘일반인 대비 편두통 환자의 정신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학회는 전국 11개 종합병원의 신경과를 내원한 편두통 환자 371명과 두통이 없는 일반인 371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전체 편두통 환자의 2명 중 1명(50.9%, 189명)은 우울감으로 인해 정신, 신체적 문제와 일상 기능의 저하를 불러오는 우울장애를, 48.0%(178명)의 환자는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인해 다양한 신체 문제를 겪는 불안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두통이 없는 일반인들의 경우 우울장애는 5.1%(19명), 불안장애는 3.0%(11명)로 나타나, 편두통 환자들이 일반인 대비 우울장애는 약 10배, 불안장애는 약 16배 더 높은 빈도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상당수의 편두통 환자들은 본인의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신질환이 확인된 편두통 환자 중 우울장애를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30.2%(57명), 불안장애를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29.8%(53명)에 불과했다. 또한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로 편두통 환자의 63.9%(237명)는 두통으로 인해 일상적인 가사나 여가 활동뿐만 아니라 학업, 사회활동 등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중등도 이상의 무능력을 보였다.

더불어 편두통의 고통과 이와 연관된 정신건강 문제로 상당수의 환자가 자살 경향성도 보임을 발견됐다.

특히 자살 경향성은 여성 편두통 환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높았다. 편두통 환자의 성별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를 분석했을 때, 우울장애(여성 52.2%, 남성 43.9%)와 불안장애(여성 48.7%, 남성 43.9%)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자살 경향성은 여성 편두통 환자(36.9%)가 남성 편두통 환자(14%)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자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주의 깊은 관리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김병건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은 “편두통 환자에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의 일상생활을 무능력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에는 일부 환자에게서 자살 경향성까지 띈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조사에는 강북삼성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노원을지병원, 분당제생병원, 서울백병원, 서울의료원, 전주예수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등 총 11개 병원이 참여했다.

한편, 학회는 학회 홈페이지(

www.headache.or.kr)를 통해 환자 본인의 두통 유형을 정확히 파악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 트리와 함께 환자가 직접 우울증, 불안증, 삶의 질을 파악해볼 수 있도록 검사표를 제공하고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