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31조3천억원…15년來 최대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6-02 09:01 수정일 2016-06-02 09:01 발행일 2016-06-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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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에 부실채권이 31조원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3월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늘었다.

이런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3월 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10년 3월의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ㆍ작년 말), 일본(1.53%ㆍ작년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부실채권은 대기업여신 위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다.

기업의 부실채권비율도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까지 상승했다.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6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조선(12.03%), 해운(11.43%), 건설(4.27%)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은행별로 따져보면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다. 수출입은행과 농협이 각각 3.35%, 2.15%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은 나빠질 전망이다.

한편 가계 부실채권은 2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2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0.36%)와 신용카드(1.40%)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말보다 각각 0.01%포인트, 0.2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동안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13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이 기간 정리된 부실채권은 6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6조5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