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국내 금융업 진출 활발…“시장활력 or 노하우 유출 우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06 11:00 수정일 2016-04-06 17:22 발행일 2016-04-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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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이번에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는 등 금융권의 ‘차이나 머니’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간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은 많았지만 중국 자본이 국내 금융사를 사들인 것은 안방보험이 처음이었다.

은행권에서도 외국은행 지점을 중심으로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중국 광대은행(光大銀行)의 서울지점 신설을 인가했다.

광대은행에 앞서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은 중국·공상·건설·교통·농업 등 5곳이며, 광대은행 진출로 미국계 은행(5곳) 수를 넘어서게 됐다.

대주주는 아니지만 지난해 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에 중국 인터넷기업인 텐센트가 참여했고, K뱅크 컨소시엄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관계사 알리페이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의 국내 진출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ING생명, PCA생명 등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어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이 국내로 들어온다면 침체에 빠진 보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생명보험사 매물이 늘어날 전망으로, 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해외시장 확대를 노리는 중국계 금융사들이 인수 후보 1위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중국 자본의 국내 침투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이 자본력은 막강하지만 금융 시스템 등이 선진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기술과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 문화와 마케팅 전략이 국내에 어떻게 적용될지, 혹시 자본력을 앞세워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 아닌지 등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계 금융사가 해외 진출을 활발히 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향후 국내 금융권 인수·합병 시장에서 중국계 자본의 입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