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31조 쏜 정의선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

천원기 기자
배포일 2025-03-27 16:50 수정일 2025-03-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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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미국 신공장 준공식 참석
현대차그룹, 현지생산 44%까지 늘린다
HMGMA, 8개 차종 생산 규모는 50만
사진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오른 쪽은 장재훈 부회장, 가장 왼쪽운 송호성 기아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건립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궁극적으로 미국의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정부 차원의 외교라인이 정상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은 미국 정부가 자국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 부과를 예고한 날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약 31조원의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약속하면서 관세에서 해방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은 해당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관세는 국가와 국가의 문제인 만큼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관세 발표 이후 협상은 개별 기업도 하겠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만큼 그때부터가 (협상의)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회장은 HMGMA가 가동되고 있는 만큼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1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판매한 자동차가 170만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60%는 무관세 판매가 가능하다. 현지에서 200만대 안팎을 생산하는 미국 자동차의 양대 산맥 지엠, 포드에 이어 3위를 넘볼 수 있는 외형이다. 앞으로는 120만대까지 미국 생산을 늘리겠단 방침이다.

정 회장은 “HMGMA는 2019년부터 준비했다”면서 “여기서 생산하는 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 9, 기아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까지다”면서 “미국 시장이 원하는 모델을 잘 생산해서 전세계 공장의 중심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서 준공식 환영사를 통해서도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라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MGMA는 향후 생산 차종을 8개 모델로 확대하고, 연간 생산 규모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린다. 준공식에 정 회장과 함께 한 장재훈 부회장은 “지금 관세나 지역주의 등으로 현지화는 불가피했다”면서 “170만대 정도를 미국에서 팔고 있는데, 그중에 절반 정도인 44%까지 현지 생산을 늘릴 생각이고, 지금은 한 36% 정도”라고 덧붙였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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