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완성차업체와 렌터카업체 진입으로 신차와 중고차 시장의 대대적인 변혁이 예고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KG 모빌리티를 비롯한 상당수 완성차 업체들과 롯데렌탈 등이 중고차 소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나섰다.
완성차업체와 렌터카업체들은 중고차 사업을 통해 중고차에서 신차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타던 차를 매입할 경우 신차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5년·10만㎞ 이내의 중고차의 경우 기존보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어 소비자가 신차를 구매하는 주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차 시장은 거래액 30조원에 달할 정도로 거대 시장이다. 신차 시장보다 보다 거래 대수가 많아 대기업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금지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업체들의 높은 매출과 소상공인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중고차 판매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을 마쳤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 현대차그룹은 5년·10만㎞ 이내인 자사의 차량을 대상으로 200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거친 제조사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KG 모빌리티도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와 정비 조직 및 체제 등 사업 준비를 완료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다. KG 모빌리티 역시 5년·10만㎞ 이내의 자사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판매한다.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소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도매 형태로만 중고차를 판매해온 기존 방식에서 소비자들에 판매할 수 있는 소매 판매에 나선다. 다만 완벽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과 품질검사를 위한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보상판매 형식으로 중고차를 매입하면 신차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면서 “5년 이하 10만㎞ 이내의 중고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7년에서 10년 주기의 소비자들의 신차구매 패턴이 짧아짐과 동시에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론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발생되는 허위·미끼매물, 강매, 사기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런 상황에 각종 커뮤니티사이트에는 가격이 비싸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대기업의 중고차를 구매하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교수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중고차 시장은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면서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그만큼 타던 차의 잔존가치가 오르게되고 중고차의 품질을 보증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