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패션 · 뷰티 · 화장품

‘포스기 넘깁니다’…국감까지 갔지만 화장품 가맹점 줄폐점 계속

임대료 지원 등 일회성 상생안 근본 해결책 못 돼
아모레, 내년에도 온라인 강화 지속
공정위 가맹사업법 검토 결과가 관건될 듯

입력 2020-12-12 09:44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폐업을 앞둔 아리따움 가맹점주가 올린 글
폐업을 앞둔 아리따움 가맹점주가 포스기와 광고판 양도를 위해 올린 글. (출처=온라인 커뮤티니 화면 캡처)

 

“버티고 버티다 폐점합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폐업하는 점포의 포스기와 광고판을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점주 A씨는 “2018년부터 노량진 학원가 인근에서 운영해왔는데, 최근 학생들 발길까지 뚝 끊기며 적자 폭이 심해졌다”며 “본사의 한 달 임대료 지원이 있었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폐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국감장에서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보겠다고 약속했지만, 일회성 상생 방안 이후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가맹점주들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A씨처럼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 서경배 회장의 국감 출석을 앞두고 이니스프리·아리따움·에뛰드 등 모든 로드숍 브랜드 가맹점주들과 상생협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회사는 한 달 임대료 지원과 가맹점에 팔았던 상품을 본사가 되사가는 특별환입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미 누적된 적자가 많아 이러한 일시적 지원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가맹점 경쟁력 악화의 근본 원인인 온라인과의 가격 차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폐점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가맹점
아모레퍼시픽 로드숍 브랜드인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노연경 기자)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회장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것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법에 포함시켜 달라는 입법 청원을 넣었지만, 다른 이슈에 묻혀 가맹점주들의 어려운 상황이 방치됐다”며 “이런 식이면 단일 브랜드 가맹점은 점차 사라지고, 올리브영과 같은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멀티 브랜드숍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단 가맹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맹점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전용상품을 현재 수준보다 약 5배 늘려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에는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등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2018년 76개였던 아리따움 직영점은 올해 말까지 6개로 줄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쿠팡, 네이버, 11번가에 이어 마켓컬리에까지 입점했는데, 내년에도 이처럼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가맹점주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과의 가격 경쟁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법을 온·오프라인으로 광범위하게 적용해 볼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가맹점과 같은 지역에 직영점을 여는 것보다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는 게 점주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만 적용하던 가맹사업법을 어떻게 온·오프라인에 동시에 적용할지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