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유통업체 매출 10.6조…온라인유통, 매출 절반 차지 온라인쇼핑 보수적 중장년층 대거 온라인으로 이동 이베이코리아·쿠팡 등 이커머스업체 성장 가속화…롯데·신세계 시장 눈독
코로나가 앞당긴 유통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한 표준) 시대. 유통가 및 존폐 위기에 몰린 호텔 업계의 현 주소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을 집중 조명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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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의 변곡점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택트 소비문화를 가속화시키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떠올랐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2월 국내 유통업체의 총 매출은 1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절반(49%)은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대면접촉 대신 온라인을 통한 배송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쇼핑에 보수적이던 중장년층의 온라인 소비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중장년층(40~60대)의 온라인소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6% 급증했다. 이는 2030세대의 증가율(33.3%)보다 무려 5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의 소비 주요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5년 연속 성장을 달성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수수료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조954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7% 성장한 61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한책임회사로 실적 공시 의무가 없는 이베이코리아가 이와 같은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동탄물류센터를 풀가동 시켰다. 이를 통해 스마일배송 경쟁력을 한 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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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으로 국내 쇼핑 시장에 배송 속도전 시대를 연 쿠팡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7조1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 늘었다. 쿠팡의 매출은 매년 40~60% 이상씩 신장하고 있다.
특히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이커머스 시장 및 전문가 예측과 달리 적자폭 개선에 성공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였다.
11번가는 지난해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할인 쿠폰 발행, 세일 행사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약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 늘어난 4653억원으로 집계됐다. 티몬도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월 100억원 수준의 적자를 올해 3월 월 1억6000만원의 흑자로 돌렸다.
온라인 새벽배송의 선구주자 마켓컬리도 이커머스 상승세를 타고 외형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3% 급증한 4289억원을 기록했다. 회원수는 전년 대비 179% 증가한 390만명으로 집계됐다. 새벽배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장 단위 출고량도 191% 증가했으며 총 판매 상품 수 역시 210% 증가했다.
이처럼 소비 형태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인 롯데와 신세계도 온라인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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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롯데쇼핑은 이달 말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론칭한다. 롯데온은 한번의 로그인으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게다가 오픈마켓 사업에 나선다. 기존 유통 업체가 오픈마켓 사업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온라인 쇼핑 시장에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신세계 역시 SSG닷컴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확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는 2022년까지 1조3118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주 사업인 이마트에 3년간 투자하는 금액(1조3111억원)보다 많다. SSG닷컴 역시 롯데와 같이 오픈마켓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2월 통신판매중개서비스를 추가한 이용약관을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위한 서류 접수도 완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를 가속과 시키는 한편 오프라인의 소비 만족감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언택트라는 소비 행태의 전환은 오래전부터 일어났으나 코로나19로 전환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온라인에서 옷을 구매하지만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처럼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초실감화의 경험을 주기 위해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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