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병원 김동억 교수, 1만 5천여 명 뇌 MRI 정량화한 DB 구축..의학계에 신선한 충격

조광진 기자
배포일 2017-08-28 17:22 수정일 2017-08-28 17:22 발행일 2017-08-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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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 5000여 명 분량의 뇌 MRI를 정량화한 DB 5년간 구축..빅데이터화로 진료시간 혁신적 단축
동국대병원 김동억교수
동국대병원 김동억교수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가 그 동안 이미지에 불과하던 자기공명영상(MRI)을 숫자로 구성된 데이터로 전환하여 기존에 1년이 걸리던 연구가 향후 30분이면 해결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김 교수는 “1만 5000여 명 분량의 뇌 MRI를 정량화한 데이터베이스(DB)를 지난 5년간 구축해 왔다”고 말하며 “MRI를 정해진 기준에 맞춰 규격화한 뒤 좌표를 설정했는데 각 좌표는 ‘정상’과 ‘이상’으로 나누고 ‘0’과 ‘1’ 같이 숫자로 구분했고 이미지를 수치로 표현했기 때문에 여러 장을 모아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 뇌 MRI의 표준을 만드는 유일한 기관인 ‘한국인뇌MR영상데이터센터’의 센터장이며 이곳은 2010년 국가참조표준센터 지정을 받았다.

설립 이후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2년부터 동국대 일산병원을 중심으로 하여 11개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뇌 MRI를 모아왔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연구원들이 수작업으로 기준에 맞춰 분류하고 정리했는데 단순히 MRI를 수치화하기만 한 게 아니라 나이, 몸무게, 흡연 및 음주 여부 등 약 70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변수도 함께 정리했다.

김 교수는 “이미 발생한 데이터를 추적 조사하는 후향적인 연구보다는 미리 기준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 데이터를 축적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뇌 MRI를 수치화하면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져 연구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뇌졸중과 흡연 음주 등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싶다면 과거에는 수많은 환자 자료를 일일이 검토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몇 가지 변수만 입력하면 결과를 쉽게 도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02년 박사후과정으로 하버드대 의대 영상의학과에 유학하면서 표준화 작업의 영감을 얻었다는 김 교수는 “하버드에서는 연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MRI를 표준화하는 시도가 많이 이뤄졌는데 이것을 한국에서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뇌졸중 환자라고 해서 반드시 MRI를 찍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90%가량이 MRI를 찍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영상 판독 의료기기 개발 업체인 제이엘케이인스펙션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표준화한 뇌 MRI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동억 교수는 “MRI를 디지털화했기 때문에 AI가 학습하기 쉽기 때문에 상용화되면 의사가 영상을 판독하는 시간을 대폭 줄여 진료 효율을 최고치로 높일 수 있는 혁신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국대병원 김동억 교수, 1만 5천여 명 뇌 MRI 정량화한 DB 구
동국대병원 김동억 교수, 1만 5천여 명 뇌 MRI 정량화한 DB 구축..의학계에 신선한 충격..동국대학교일산병원 전경

고양=조광진 기자 kj2424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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