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핵심사업 부진, 장인화 ‘뉴 포스코’ 신중모드

천원기 기자
배포일 2025-04-14 05:31 수정일 2025-04-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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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회장이 지난해 타운홀 미팅에서 ‘뉴 포스코’를 선언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최근 주력 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신사업 추진이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우려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0.2%, 6.4% 각각 감소한 18조220억원, 546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2년째 역성장을 이어온 포스코가 올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과 마주한 셈이다.

특히 철강과 함께 양대 사업인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분야 부진은 더 부담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말에나 가야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본업인 철강은 올해 점진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철강은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날렸던 중국 저가 물량의 공세가 줄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실제 각국 보호주의가 강화되면서 중국의 철강 제품 수출은 지난해 11월 1118만톤(t)을 기점으로 지속 감소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도 양대 사업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38.4% 각각 줄었다.

문제는 양대 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포스코가 신사업뿐 아니라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도 망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포스코는 신사업과 관련된 인수·합병(M&A)이나 투자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대 사업 부진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면서 선듯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신중론’이 내부에서 우세한 상황이다. 취임과 동시에 신사업 추진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장 회장의 경영 전략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최근 포스코그룹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도 "에너지소재 등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하며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자신했으나 내부적으론 신중론에 막히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장 회장 취임 이후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을 위해 현지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 외에도 이렇다 할 투자나 M&A 사례는 꼽히지 않고 있다. 유망 선도기업의 M&A는 장 회장이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하나다.

포스코의 소극적인 투자는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미국의 관세 장벽을 뚫기 위한 전략만 봐도 비교된다. 미국이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현대제철은 한화 약 8조27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270만t의 열연과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라는 포스코와는 온도차가 분명하다. 다만, 포스코는 현대제철이 미국에 짓는 제철소에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적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면 장 회장의 ‘뉴 포스코’ 시대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 회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타운홀미팅’을 통해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각각 2배, 4배 성장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장 회장은 2030년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원 달성도 목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내부적으로도 고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기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