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 "전문대학, 제조업 인재양성 등 직업교육기관 거점 혁신"

김동홍 기자
배포일 2022-04-13 16:13 수정일 2022-04-25 15:42 발행일 2022-04-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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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미래, 과감한 혁신에서 찾아야”

이재용 영남이공대학교 총장.(사진제공=영남이공대학교)

“대학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고, 이를 통해 발전할 기회도 충분히 있다. 다만, 기존에 가지고 있는 대학운영의 고정관념을 깨고 전문대학이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새로운 운영방안을 가져야 한다.”

영남이공대의 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과감한 학과구조조정, 일학습병행 교육 시스템 도입, 지역사회 밀착형 산-학-연 체계 구축 등으로 대학가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재용 총장을 만나 보았다. 

- 신입생 모집에 선방하고 있다. 일·학습 병행 교육과정 도입이 학과 구조조정과 함께 입시에 주효했다고 보는가? 

“전문대학의 입학자원 상당수는 직업교육을 진행하는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교생이다. 국가가 일반고등학교에 비해 몇 배의 교육비를 투자해 현장인력으로 양성하지만, 이들 고졸취업자를 받아줄 유망한 기업이 별로 없어 졸업생의 5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가재정의 손실이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학생에게 평생직장으로 추천할 기업을 발굴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도 전국의 학교를 찾아가 고졸취업자를 모집하는 게 어렵다. 또 취업을 하더라도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진학한 친구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쉽게 퇴사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지역 30개 고등학교 및 유망한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고졸채용 과정을 지원하고, 학생들은 취업과 동시에 전문학사 학위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기업에서는 안정적인 고졸채용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 일선고등학교는 유망한 기업의 예측가능한 취업인원 확보가 가능하며, 취업학생은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대학에서는 입학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과 마이스터 및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대학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도 (유)스태츠칩팩코리아 채용 및 일학습병행 과정 설명회를 총 4회에 걸쳐 실시했다.”

- 전문대학의 정체성, 역할 강화에 대한 정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하다고 보는가. 

“지난 4월 초 조선 산업 협력업체 협의체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 조선분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이고, 최근 수주호황을 맞고 있지만 현장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제조업체의 현장직은 외국인도 꺼려하는 3D업종으로 학생들이 취업을 꺼려한다. 국가경쟁력을 견인할 제조업의 현장인력을 배출하던 기계, 금속, 전기, 전자 분야는 대학에서 신입생이 지원이 적어 학과를 폐과하거나 모집정원을 줄이고 있어 절대 학생수가 줄고 있다. 관련 학과 졸업생들도 보수나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IT분야 등으로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제조업 현장인력 확보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조선분야 뿐만아니라 대구지역의 2차전지 제조업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국가와 지역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 분야의 양성은 무상교육과 같은 과감한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

- 지역 산업에 기반한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을 시행한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 대학은 대구시 남구에 소재한 유일한 대학으로 그동안 남구청과 다양한 일들을 함께하고 있었다. 기초지자체의 발전을 위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예산 확보 문제로 적극적인 참여에 주저함이 있었다.  대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 대환영이다. 최근 우리 대학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을 위해 전문대학·지자체·지역사회가 상생협력을 다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지역의 산·관·연 9개 기관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전문대학과 기초지자체가 연계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지역 수요 기반 직업교육과 지역사회 연계·협력 등 지역 착근형 생애 전 주기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다. 지역의 평생교육 핵심 기관으로서 지역 수요 기반 직업교육을 통해 지역 착근형 생애 전 주기 직업교육 활성화 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주실 것을 교육부에 부탁 드린다.”

- 지역대학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돌파해나갈 계획인가. 

“대학이 학령기 학생을 받아 교육하고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교육이 필요한 수요를 찾아 그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령기 인구는 절대적으로 감소하지만 반대로 50, 60대 은퇴인구는 100만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여기에서도 충분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 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이제까지는 다른 정책과 실천이 필요하다.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면 두려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변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된다면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서 이런 변화와 의지를 실현할 수 있다면 우리 대학은 지역을 넘어 전국의 탑 클래스 대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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