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생각, 낡은 리더십, 낡은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사람이기보다 의제를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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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출마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선을 앞두고 정가를 강타한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내비치며 “정말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일이다. 판을 바꿔야 된다”고 말했다.
14일 김 전 부총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답답하다. 제가 출마선언 마치고 바로 대선판을 바꾸자는 얘기도 했다. 5년 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을 리셋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대한민국에 문제와 앞으로 나갈 비전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보여주고 또 거기서 토론하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얘기해야 되는데 지금 전부 과거 얘기와 남 네거티브 얘기, 지금 수사 사주 문제, 이런 것들이 어젠다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선거 운동이 너무 조심스럽다는 의견에 “지난 주에 제가 출마 선언했고, 보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 (여야는)어젠다를 네거티브 고발사주 이런 식으로 해서 시끄러워 보이는 것”이라며 “이게 정상이 아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정책과 콘텐츠, 비전 중심으로 조금 더 시끄럽게 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김 전 부총리는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만남을 두고 “같이 인사도 나누고 또 서로 덕담 나누는 정도 수준의 짧은 만남이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며 “(따로)약속을 잡진 않았다. 그럴 자리가 아니었다. 다만 새정치의 반대는 낡은 정치다. 낡은 정치는 낡은 생각, 또 낡은 리더십, 낡은 제도, 이런 것인데 흔히들 새정치하면 새로운 인물을 기대하시는데 제가 볼 때는 지난 10년 동안 그런 식으로 해서 새로운 건 없었던 것 같다”며 안 대표의 새정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낡은 생각, 낡은 리더십, 낡은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사람이기보다 의제를 바꿔야 한다”며 “지금 같은 치열한 진영싸움이나 정치 포퓰리즘 같은 그런 의제가 아니라 이제는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그런 의제를 가지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해야 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부총리는 다른 대권후보들에게 공통공약을 만들어 대선 후에 함께 추진하는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를 제시한 것을 두고는 “이재명 경기지사 쪽에서는 저희 공통공약 추진시민평의회를 받았고 그래서 지금 곧 실무협의를 하자는 단계까지 와 있다”며 “또 이낙연 후보 측에서도 좋은 제안이고 의미 있는 시도다 그래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그런 답을 받았다. 야당 측에서도 일부 후보들 사이에서 긍정적 검토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는 이게 대선 공약 베끼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그런 얘기도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선거 과정에서 많은 공약을 내세우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이긴 쪽에서는 지키지도 않을 공약을 만들고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자기들이 주장한 공약도 반대하거나 발목을 붙잡는 일이 계속 반복돼 왔었다”며 “제가 출마 선언문에서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를 제안한 것은 선거 끝난 뒤에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선거과정에서 공통공약을 추려내서 같이 추진하도록 하는데 다만 그 과정에 시민들 참여시켜서 하자는 얘기를 했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 같은 실행 방안을 두고는 “구상 중에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떻게 하면 시민대표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또 전문가들 참여 여부, 각 캠프에 분들 같이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 준비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첫 번째는 각 공약 중에 공통공약이 어떤 것인지부터 구분을 해야 된다. 분석하고 하면서 이제 공통공약 범위를 좁혀가면서 만들고 그리고 그것을 같이 천명하고 그리고 선거 끝나고는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전 부총리는 만약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되어 이재명 정부에 참여 해 달라는 요구를 하면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너무 많이 앞서나가시는 풍부한 상상력 얘기다”라며 “그리고 지금 이 지사가 받았다고 하지만 야당 쪽에서도 저는 후보들께서 긍정적으로 검토하시리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3일 김 전 부총리와 안 대표는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극중(克中)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이라는 주제로 연 강연회에 나란히 참석해 만남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두 사람이 처음 조우하는 자리로 이목을 끌었지만, 상호 토론이나 제3지대 연대와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 측은 “우연한 만남이었을 뿐”이라며 사전에 서로 참석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