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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신약개발 수익 뚝뚝… M&A·AI '처방' 받아라

[딜로이트 인사이트 리포트] 바이오제약 업체, R&D 생산성 혁신하려면…

입력 2024-09-10 07:00 | 신문게재 2024-09-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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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약개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인공지능(AI)전략을 구사하는 게 효율적이다. 

 

바이오제약업체들은 진화하는 규제 환경, 커지는 비용 압박, 최고 매출 감소, 파이프라인 보충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그 결과 예상 연구개발(R&D) 수익이 자본 비용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업계 전반의 수익률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동시에 환자에게 지속적인 혁신의 혜택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R&D 생산성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규제 준수 관리과 함께  AI 및 디지털 기술의 사용 확대, M&A 등 지속 가능한 파이프라인 보충 전략이 필요하다.

 

 

◇저조한 바이오제약 혁신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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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14년 동안 바이오제약 업계의 R&D 생산성을 추적해 온 딜로이트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바닥을 지난 내부수익률이 2023년에는 4.1%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바이오제약 기업의 생산성(내부수익률)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감소한 후 2020년과 2021년에 코로나19 의 영향으로 단기간 개선되었다가 2022년에 다시 하락했으며, 2023년에서는 개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산(신약 개발 프로젝트)당 평균 R&D 비용은 22억8400만 달러로 2022~2023년 기간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이는 자산 범위 확대와 제품라인 확대로 인해 조사 포트폴리오의 자산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후기 단계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모든 자산의 후보물질 발견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 드는 R&D 비용을 살펴보면, 기업의 평균 지출은 2022년 317억5000만 달러에서 2023년 485억4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신약개발 생산성의 변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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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조사 대상 20대 기업의 R&D 지출은 2021회계연도 1392억 달러에서 2022회계연도 1455억 달러로 4.5% 증가했다. 이러한 R&D 비용 증가 요인에는 복잡해진 임상시험 요건, 규제 변화, 인플레이션 영향, 부서별 분절적 운용 지속 등이 있다.

그런데 R&D 담당 임원들은 신약 개발에 영향을 주는 우려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규제 변화를 먼저 꼽았다. 까다로운 규제 요건 탓에 임상시험 설계 및 개발이 복잡해지고 이것이 R&D 비용과 생산성에도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약가 인하 협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의약품 가격 인상 제한을 통해 미국인의 의료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메디케어 처방약 가격에 적용될 변화는 전 세계 바이오제약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 제정법이지만, 바이오제약 산업의 국제적인 특성상 바이오파마 전략에 대한 전 세계적인 파급 효과가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규제 측면에서 임박한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2023년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개혁으로 평가되는 EU 제약법 개정을 제안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마찬가지로 EU 개정안은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시장 독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다적응증 제품을 옹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제품이 두 개 이상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특허를 1년 연장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한 EU 내 모든 회원국에서 제품을 출시할 경우 2년의 특허 연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생산성 향상 전략: M&A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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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대형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고가의 블록버스터 자산에 의존해 개발 단계에서 실패로 끝나는 90%의 자산과 시장 출시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높은 비율을 상쇄해 왔다.

오늘날 신약 출시의 성공 여부 중 1/3은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를 빗나간다. 또한 특허의 특성과 궁극적인 독점권의 상실, 저가 제네릭 개발로 인해 바이오제약 기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꾸준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생산에 의존하게 된다.

2030년까지 190개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며, 그 중 69개는 현재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거의 모든 주요 제약사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2030년까지 2360억 달러의 제약 매출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매출의 약 20%를 R&D에 투자하는 산업에서 혁신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업 포트폴리오를 보충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해 보인다.

독점권 상실의 영향은 향후 몇 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딜로이트의 생명과학 M&A 동향 보고서는 2023년 M&A 거래 가치가 46% 증가했으며,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독점권 상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대형 제약사가 M&A를 통해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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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테라바이트 규모의 정형 및 비정형 임상 실험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할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광범위하게 도입하면 R&D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일례로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트라이얼허브’(TrialHub)를 이용한 10대 임상시험수탁기관 중 한 곳은 치료 절차 기준 인사이트 수집 속도가 20배 빨라지고 수작업 연구의 17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의 플랫폼에서 AI로 설계한 특발성 폐섬유증 약물이 처음으로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했는데, 표적 발굴부터 임상 1상 완료까지 약 7년이 걸리는 일반적인 일정에 비해 3년 반 만에 도달했다. 임상시험 환자의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필요한 대조군 환자 수를 일반적으로 20~50%까지 줄일 수 있다.

차세대 AI 기술과 풍부한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를 결합하면 실험실부터 병상까지 R&D 파이프라인 전반적으로 가설의 자동생성 및 테스트가 가능해져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다.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은 제약산업의 리더들에게 전략적 필수 요소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현재 신약 개발 과정의 약 16%를 담당하고 있으며, 향후 3~5년 동안 그 사용량이 10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술 혁신의 속도와 AI 기술 사용의 증가를 감안할 때, 지금이 바로 업계가 지속적인 가치를 위해 디지털 기술 사용을 확대해야 할 때이다.


◇레드오션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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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경쟁 강도, 과학적 혁신, 규제 인센티브로 인해 R&D 지출은 종양학 및 희귀질환에 편중되어 있다. 2023년까지 조사기업의 경우 최신 개발 프로그램의 39%가 종양학에 집중되어 있으며, 2020년 이후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의 1/3 이상을 차지했다. 동시에 2023년에는 조사기업 개발 프로그램의 1/3이 희귀 질환을 대상으로 했다.

이미 레드오션인 치료 분야의 경쟁이 가열되고 의료비 지출의 공평한 배분에 대한 보험사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상황은 변할 수 있다. 당뇨병, 심대사장애, 정신건강 질환과 같이 부담이 크고 환자 수가 많은 질병에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많은 국가의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신경퇴행성 질환, 심혈관 질환, 비희귀암과 같은 분야에서 수명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치료법에 대해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M&A는 종양학에 지속적으로 집중되어 있는 양상이지만, 2023년에는 거래 가치의 각각 23%와 14%를 차지한 면역학과 중추 신경계를 비롯한 다른 치료 분야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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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섭 한국 딜로이트 그룹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산업 전문팀 리더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의약품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회사가 보유한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얻은 결과물인 경우가 많았다. 기회가 생겼을 때, 파이프라인을 보충하기 위한 노력은 유연한 운영 모델과 여러 질병 및 치료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로 뒷받침될 때 성공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용어 설명>

▶적응증(Indication): 어떤 약제나 수술 따위에 의하여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멀티오믹스(multi-omics): 멀티오믹스는 일반적으로 유전체학, 전사체학, 단일세포 전사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 공간 전사체학 등으로 대표되는 여러 고속처리대량스크리닝(High Throughput Screening) 기술을 교차 적용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인간 질병 연구를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해섭 한국 딜로이트 그룹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산업 전문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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