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비바100] 디지털 미래 상품, '젊은 큰 손' 잡아라

[딜로이트 인사이트 리포트] 디지털 상품·서비스 시장 급성장

입력 2024-08-26 13:06 | 신문게재 2024-08-27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408270111ss

디지털 소비지출은 과거 음원과 전자책 등 소수의 영역에만 국한됐으나, 디지털 콘텐츠 스토어와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 지출의 주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은 새로운 단계의 진화를 거치고 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상호 융합하면서 소비자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드는 디지털 상품·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인 맞춤화 헬스 및 피트니스 테크부터 반려동물용 스마트 목걸이,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 프리미엄 구독까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상품·서비스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 니즈와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올 1~5월 기간 글로벌 디지털 소비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13개국 10만 명 이상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월간 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 상품·서비스는 소비자의 전체 지출에서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용품(3.2%), 헬스케어(2.8%), 의류 및 잡화(2.4%)와 곧 맞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의 경우 디지털 소비지출의 비율이 2.8%로 글로벌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생활용품(4.2%), 의류 및 잡화(4.1%), 전자기기(3.2%) 비율에 근접했다.


◇디지털 상품·서비스, 생활용품 및 의류 지출 비중에 근접

한국 소비자의 경우 디지털 소비지출 내에서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저작 콘텐츠가 절반 이상(55.6%)을 차지했으나, 새로운 항목에 대한 지출도 적지 않다. 건강과 웰니스, 온라인 학습, 가상현실(VR) 콘텐츠,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 등 최신 항목이 디지털 소비지출의 40%를 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디지털 소비지출이 단순히 스트리밍을 넘어서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음을 분명히 나타낸다.

clip20240820100905

출처: Deloitte ConsumerSignals

 

clip20240820101620
출처: Deloitte ConsumerSignals


◇디지털 소비지출의 동력은 ‘젊은층’

젊은층 소비자들이 디지털 소비지출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지출액이 타 연령대에 비해 많기도 하지만, 최신 디지털 상품·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지출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글로벌 18~34세 응답자 10명 중 약 1명은 건강 및 웰니스, 온라인 학습, VR 콘텐츠,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들에게도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신 항목에 지출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낮았으나, 지출액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스트리밍 서비스 월 평균 지출액은 약 30달러인데,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지출액은 40달러로 이보다 많다. 여타 최신 항목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건강 서비스의 월 평균 지출액은 약 50달러, VR 콘텐츠는 55달러, 온라인 학습은 60달러, 가상화폐 및 대체불가능토큰(NFT)은 80달러에 달했다.

한국도 18~34세 젊은층과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으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평균과 유사한 트렌드를 보였다. 18~34세 응답자 중 55%, 35~54세 응답자 중 52%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지출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와 차별되는 점은 18~34세뿐 아니라 35~54세 연령대까지 VR 콘텐츠, 가상화폐, 온라인 교육, 반려동물 관련, AI 툴·서비스 등 최신 항목에 지출하는 비율이 유독 높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교육 항목은 55세 이상 응답자들도 글로벌 평균을 훨씬 웃도는 비율을 보였다.

디지털 소비지출 항목은 국가별로 다른 양상을 보여, 관련 시장의 성장도 각기 다른 궤도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베팅이나 가상화폐 지출의 경우 국가마다 상이한 규제 요건 때문에 지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스트리밍 서비스 지출에서도 국가별로 큰 격차가 나타난 것은 국가별, 지역별 문화와 시장역학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 응답자 중 약 60%가 매달 스트리밍 서비스에 돈을 쓰고 있는 반면, 일본은 그 비율이 37%로 떨어진다. 정규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뉴스, 잡지, 전자책, 뉴스레터 등 글로 쓴 콘텐츠에 지출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17%에 달했다. 

 

27_국내월간디지털상품·서비스지출액추정치ss

글로벌 평균 디지털 소비지출액은 18~44세까지는 월간 100달러 전후를 기록했으며, 콘텐츠 항목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45세 이상부터는 디지털 소비지출액이 한층 줄었으며, 기존 및 최신 항목에 비해 콘텐츠 항목 지출액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경우 18~24세의 디지털 소비지출액이 126.2달러로 글로벌 평균인 107.9달러를 크게 웃돌았으나, 25~34세는 104.5달러로 글로벌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이한 점은 35~44세 지출액이 82.8달러로 글로벌 평균 92.8달러에 훨씬 못 미친 반면, 45~54세는 74.1달러로 글로벌 평균을 다시 웃돌았다. 항목별로는 글로벌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항목 지출 비중이 가장 많았으나, 기존 항목에 대한 지출이 글로벌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 특이점을 보였다.


◇소비자 확보는 제로섬 게임

젊은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새로 등장하는 디지털 상품·서비스의 비중도 증가하는 만큼, 테크 기업들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 기업들은 시장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때 소비자 지갑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비지출이 늘면 그만큼 전통적 지출이나 저축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로섬 게임이 여러 번 단적으로 나타났다. 약 20년 전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등장하자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힘의 균형이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음악 산업의 수익은 한때 저점을 찍었으나 결국 다시 신고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수익을 가져가는 주체는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은 당시보다 디지털 진화의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 지갑을 빼앗아 갈 잠재적 경쟁자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어려울 수 있다.

게임 산업의 경우 글로벌 비디오게임 산업이 무려 188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 타이틀 중 일부는 무료로 배포되고, 대신 주요 수익은 인게임 구매 등 온라인 소액결제를 통해 창출된다. 게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스킨 등 인게임 아이템과 코스메틱은 단순히 게임 레벨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가상 사회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인게임 가상 굿즈와 관련 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온라인 소액결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 증가해 2026년 10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전 같으면 생일선물로 유행하는 운동화를 사달라고 했을 법한 청소년이 이제는 온라인 아바타에 입힐 개성 있는 스킨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 게임 인구 평균 연령대가 30대 중반인 만큼, 실상 이러한 지출 행태는 예상보다 훨씬 만연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 수 있다.

일부 미래지향적 의류 브랜드들은 이미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생성형AI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면 소셜미디어 포스트나 디지털 수단에 자유자재로 디지털 의류를 겹쳐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론적으로 소비자들은 실제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브랜드를 친구나 가족, 팔로워들에게 자랑할 수 있다. 전통적 의류 기업들이 이러한 트렌드에 뛰어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지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진화하는 디지털 세계가 새로운 경쟁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clip20240820101910


◇디지털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라

대다수 소비자 기업들, 특히 물리적 상품과 경험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은 방향을 설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몇 몇 완성차 제조기업(OEM)들은 프리미엄 사양으로 유료 구독 기능을 론칭했다. 이 중 성공 사례도 있고 실패 사례도 있지만, 시도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진화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좋아하는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하고 싶은지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clip20240820102401
한경수 한국 딜로이트 그룹 딜로이트 디지털 파트너

 

혁신을 추구하는 소비자 기업들은 겨냥하는 소비자 세그먼트가 분명히 설정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지만 디지털 경험에 적극적인 소비자층이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큰 손 소비자들이 디지털 상품 서비스 매출의 약 54%의 비중을 차지한다. 큰 손 소비자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미래 전망이 가능하다. 적어도 이들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혁신적 고객 전략을 적극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상품·서비스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위협(경쟁사, 지식재산권 보호 등)과 새로운 기회(현물 상품 보강, 새로운 서비스 오퍼링 등) 발생 지점 ▲자사의 가상화 전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역량 확보 상태 ▲새로운 역량 확보 및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에 도입될 지식재산, 코딩, 콘텐츠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와 같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

 

한경수 한국 딜로이트 그룹 딜로이트 디지털 파트너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