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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展' 미아 호프먼 큐레이터 "플라스틱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결국 우리 손에 달렸죠"

[人더컬처]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展 미아 호프먼 큐레이터

입력 2024-08-28 18:00 | 신문게재 2024-08-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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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의 큐레이터 미아 호프만(사진제공=현대자동차)

 

“철학적인 차원에서 플라스틱 이야기는 세계의 여러 측면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합니다. 이 인공 재료는 지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죠. 생명을 구하기도 하는 반면 위협하기도 해요. 엄청난 혁신을 가져오고 소비를 민주화했지만 동시에 환경적으로는 위협이기도 합니다.” 


미아 호프먼(Mea Hoffmann)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Plastic: Remaking Our World, 8월 28~2025년 5월 25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큐레이터는 전시의 주제인 플라스틱의 이중성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세상 대부분의 존재 혹은 문제들이 플라스틱처럼 양면성 혹은 다면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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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의 큐레이터 미아 호프만(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는 결국 라이프스타일, 인류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담론이기도 하다. 

 

“세상 대부분 존재처럼 플라스틱도 그렇습니다. 반드시 플라스틱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이에 우리는 진정으로 필요한 것, 필수적인 것, 윤리적인 것 그리고 피할 수 있는 것을 평가하고 균형을 맞춰야만 합니다.”


독일, 스코틀랜드, 일본,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에 상륙한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은 현대자동차와 독일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이 손잡고 ‘디자인 혁신이 일상생활 속 기술에 가져올 긍정적 영향의 탐구’를 목표로 진행한 협업의 일환이다. 

독일 바일암라인(Weil am Rhein) 지역에 위치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1989년 스위스의 유명 디자인 가구 제조사 비트라 수집품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가구 컬렉션으로 시작한 비트라 뮤지엄은 현재 건축, 예술, 일상과 디자인 간의 관계, 미래 기술,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을 집중 탐구 중이다.

“플라스틱은 유토피아적인 매력을 잃었고 환경에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해변 쓰레기가 넘쳐나고 기후변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도 분명해요. 문제는 하룻밤 사이에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소재 자체로는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거든요.

이에 전시는 신소재로서 환영받던 플라스틱의 탄생부터 그 편의성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 기후 위기 등의 문제들과 이에 대한 솔루션 탐구까지를 아우른다.

“플라스틱은 탄탄하면서도 가볍죠. 특히 고성능 플라스틱의 경우는 너무 오래 쓸 수 있어서 문제일 만큼 영구적이어서 꼭 필요한 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죠. 현재의 플라스틱은 문제가 맞습니다. 그렇지만 단면적인 접근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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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인트로(사진제공=현대자동차)

 

수많은 리서치와 고민의 결과물인 전시에 대해 미아 호프먼은 “초기 전구체와 뿔, 구타페르카, 거북이 등껍질, 상아, 셸락 등 천연 플라스틱부터 최초의 반합성 재료인 파크신과 셀룰로이드, 1907년에 발명된 최초의 완전 합성 재료인 베이클라이트까지 플라스틱의 역사를 이야기한다”고 털어놓았다.

 

“20세기 중반의 플라스틱 붐에서 20세기 말의 첫 번째 환경적 각성과 오늘날 플라스틱의 편재성에 이르기까지 이 재료의 진화와 사회에서의 역할 변화를 대표하는 물체들을 선택했습니다. 희귀한 사치품에서 대량 생산된 일상 용품 그리고 상징적인 디자인 클래식에 이르기까지를 전시함으로서 물질 연구와 혁신, 산업화 및 대량 생산 그리고 오늘날 플라스틱을 재고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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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첫 번째 섹션 ‘칼파’(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전시는 ‘칼파’(Kalpa), ‘신테티카’(Synthetica), ‘페트로모더니티’(Petromodernity), ‘다시 만들다’(RE-) 4개 섹션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에 활용된 친환경 신소재 및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P2H’(plastic-to-hydrogen), 연료전지 브랜드 HTWO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존으로 구성된다. 

 

“단면만 보기 보다는 플라스틱의 용도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도, 대체재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이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문화는 다분히 의도적인 변화의 일환으로 자본주의의 단면일 수도 있어요. 소비주의, 편리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욕구 등이 일회용 플라스틱의 지속적인 소비를 유발했고 산업계가 이를 영리하게 활용해 만들어낸 문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자각과 이용의 지양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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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두 번째 섹션 ‘신세티카’(사진제공=현대자동차)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플라스틱 생산은 특히 미국에서 경량, 내구성, 고성능 군사 장비 제조의 핵심이었다”며 “당시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어졌으며(석유 근대성), 전쟁이 끝난 후 플라스틱 산업은 새로운 응용 분야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타파웨어(Tupperware), 장난감을 비롯해 쉽게 청소할 수 있는 표면 등 일상생활에 플라스틱을 도입했죠. 특히 1950년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도입되면서 편리함과 일회용 문화로의 전환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광고 캠페인에 의해 강화되고 확산되기도 했죠. 그 전환을 보여주는 피터 스텍폴(Peter Stackpole)의 흑백 사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Section 3-1_페트로모더니티 (Petromodernity)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세 번째 섹션 ‘페트로모더니티’(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는 “1955년 라이프 매거진(Life Magazine)의 일회용 생활에 관한 기사에 삽입된 사진”으로 미아 호프먼은 “일회용 식기와 포장을 기쁘게 공중에 던지는 가족을 묘사하고 있다. 기사는 더 이상의 후속 조치 없이 한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의 편의성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당시의 플라스틱은 그렇게 마케팅 도구로 쓰였지만 그 편리함만 쫓다 보면 지금처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전시는 플라스틱의 장점과 문제점을 모두 보여줌으로서 오늘날 플라스틱을 어디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줄일 수 있거나 다른 재료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지난 150년 동안의 플라스틱 역사와 그 역할 및 인식의 변화를 추적함으로서 오늘날 플라스틱의 역할을 맥락화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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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네 번째 섹션 ‘다시만들다(Re-)’(사진제공=현대자동차)

 

더불어 다양한 분야, 학제 간 담론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포함된 설치작 ‘토킹 헤즈’에 반영돼 있다. 결국 플라스틱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도래는 인류의 손에 달렸다. 이에 따라 각 산업계가 해야할 노력과 직군별 미션도 변화를 맞는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은 생산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만드는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듈형으로 디자인하거나 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한 부분이 고장났을 때 전체를 버릴 필요가 없도록요. 적립금 제도 등의 시스템과 인프라를 설계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더불어 서로 다른 플라스틱 복합재가 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다시 쓰이기 어려움을 고려해 더 잘 재활용할 수 있게 설계함으로서 재활용 노력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프레셔스 플라스틱과 P2H워크숍(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와 동시에 “자원부터 사용, 수명 종료까지 물체의 전체 수명 주기를 고려해야 하고 연구를 통해 생분해성 재료를 개발함으로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다른 재료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일회용품을 과소비하며 버리는 일을 지속한다면 문제는 여전히 남아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일한 해결책은 없어요. 개인과 사회, 지역과 세계적으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죠. 이 문제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산업, 법률, 과학자, 디자이너, 활동가, 소비자 등 여러 분야에서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시를 통해 개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재 연구되고 개발되고 있는 전략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부산=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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