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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김희재 “그럴 수 있어, 그 마저도 내 삶의 한 페이지”

입력 2024-08-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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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아리마 코세이 역의 김희재(사진제공=티엔엔터테인먼트)

 

“저는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우여곡절도 있고 힘든 시절도 있어요. 행복한 순간만 있을 순 없잖아요. 그런데 그걸 어른답게 잘 극복해 나가는 것 같아요. 그렇게 힘든 일을 겪고 나면 또 성장하는 것 같고 그만큼 또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는 것 같고…그래서 요즘 저는 행복해요.”

‘모차르트!’에 이은 두 번째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8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비운의 피아노 천재 아리마 코세이(김희재·윤호소·이홍기, 이하 가나다 순)로 분하고 있는 김희재는 이렇게 밝혔다.

“예전이라면 되게 예민할 수도 있는 누군가의 실수에도 ‘그럴 수 있어’라고 너그러운 혹은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기고 그러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의 그 시절을 소환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4월은 너의 거짓말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포스터(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누구나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이 다 있잖아요. 그때 좋아했던 혹은 어떤 영향을 준 사람들도 있죠. 제 팬분들이 이 작품을 보시고 ‘나는 저 나이 때 뭐 했지’ ‘저 나이 때 누구와 어떤 사랑을 했지’라고 회상을 많이 하셨데요. 그래서 저희 작품을 보시면 그 당시를 회상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인생에 뭔가 아픔이 왔을 때 그 아픔을 저희가 위로하고 다독여드릴 수 있는 따뜻한 감동이 있죠.”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아라카와 나오시 원작 만화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엄마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자신의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아리마 코세이가 자유로운 영혼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미야조노 카오리(이봄소리·정지소·케이)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코세이도 너무 힘들었지만 카오리를 만나 결국 극복해내는 것처럼 모두가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잖아요. 그런 시절들을 겪으며 성장해나가야 비로소 훌륭한 어른이 되는 거니까요. 사실 저도 아무 것도 모르고 연예계에 데뷔해서 힘든 일이 많았어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디션도 보고 떨어져도 봤다가 가요제 나가서 상도 못받아봤다가 버스비 2, 3만원이 없어서 참가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그 하나 하나를 극복했던 그 때도 제 인생의 한 페이지인 것 같아요.”

최근 일본 공연계를 휩쓴 2.5차원 뮤지컬(2.5次元ミュ-ジカル,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무대로 실사화하는 뮤지컬)인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지킬앤하이드’ ‘데스노트’ ‘드라큘라’ ‘웃는 남자’ ‘마타하리’ ‘엑스칼리버’ ‘몬테크리스토’ 등으로 한국에서 유독 사랑받는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넘버를 꾸리고 ‘가구야 공주 이야기’ ‘메리와 마녀의 꽃’ 등의 사카구치 리코가 대본을 집필해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초연됐다.

7.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사진_제공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코세이, 카오리와 더불어 코세이의 친구이자 카오리의 짝사랑 상대 와타리 료타(김진욱·이재진·조환지), 코세이와 료타의 소꼽친구 사와베 츠바키(박시인·황우림) 등 저마다의 꿈을 향해 내달리며 발버둥치는 청춘들의 성장극이다.

 

한국 초연은 ‘인터뷰’ ‘스모크’ ‘프리다’ 등의 추정화 연출과 ‘웨딩플레이어’ ‘와일드그레이’ ‘미드나잇’ ‘오디너리 데이즈’ ‘투모로우 모닝’ 등의 이범재 음악감독이 합류해 6월 28일 개막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게 어떻게 흘러갈까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 즈음 마침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을 다녀왔는데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님들께 ‘4월은 너의 거짓말’이라는 작품을 아시는지를 여쭸어요. 10분 중 8명은 아실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더라고요. 영화를 3번, 애니메이션을 2번 보면서 코세이가 가진 트라우마나 아픔을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죠.”


◇풋풋함으로 무장한 코세이가 되기 위해

김희재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아리마 코세이 역의 김희재(사진제공=티엔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은 너무 아름답고 예쁘고 정말 동화 속처럼 표현이 돼요. 일상에서는 잘 쓰지 않는 말이나 톤이 있죠. 이걸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하나 싶었죠. 그래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누군가를 보는 듯한 현실적인 영화 속 코세이 역 배우(야마자키 켄토)를 좀 참고했어요.”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과장된 표현이나 톤을 그대로 표현해야할지 일상적으로 바꿔야할지 고민했다는 그는 “동선이나 모션은 영화에서, 성격이나 대사 톤은 원작 느낌을 살려 애니메이션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희재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아리마 코세이 역의 김희재(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고등학생 때는 세상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어요. 오늘은 맥도날드 빅맥을 먹을까,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먹을까 고민하며 설레하곤 했죠. 전공실기에서는 어떤 친구가 어떤 댄스나 노래를 보여줄까 생각하면서 학교 가는 길이 마냥 행복했었어요. 그 시절 학교 안, 친구들 사이에서 가졌던 순수한 마음, 최대한 때 묻지 않은 아이를 보여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첫 뮤지컬 ‘모차르트!’때부터 매회차 영상녹화를 통해 모니터링을 한다는 그는 “준비를 좀 오래 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편”이라며 “원래 길었던 머리도 자르고 코세이스러운 안경도 홍대를 돌아다니며 직접 구매하며” 코세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김희재는 만화원작, 애니메이션, 드라마 그리고 다른 뮤지컬과는 차별화되는 ‘4월은 너의 거짓말’만의 매력을 “넘버와 풋풋함”이라고 꼽았다.

“코세이의 트라우마를 대변하면서 극을 여는 ‘나의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등 넘버가 가진 힘이 굉장해요. 카오리가 부르는 대표 넘버 ‘작은 별’도 코세이한테 우리 같이 다시 한번 해보자는 용기와 에너지를 주죠. 다른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매력은 10대들의 이야기인만큼 풋풋함인 것 같아요.”

그는 원작만화의 팬인 추정화 연출을 비롯해 같은 역할의 FT아이랜드 이홍기·윤소호, 카오리 역의 이봄소리 등 오랜 뮤지컬 경력자들과 WSG워너비(윤은혜, 나비, 이보람, 코타, 박진주, 조현아, SOLE, 소연, 엄지윤, 권진아, 흰, 정지소) 멤버이자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아역으로 이름을 알린 연기자 정지소 등에게 “도움을 받아 무대를 꾸렸다”며 “저 역시 코세이처럼 I(MBTI 중 내향) 성향이 90%가 넘는 사람”이라고 털어놓았다.

“대범한 스타일도 아니고 조용한 집돌이에요. 4, 5일 동안 집을 안나가기도 하죠. 무대 아래의 청년 김희재는 그냥 코세이 같아요. 그래서 코세이의 소심함 등을 표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에 엄마를 잃은 슬픔과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된 상황을 대입해 감정을 표현하면 되겠구나 했죠.” 

 

5.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사진_제공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극 중 코세이가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는 트라우마는 “한참 ‘사랑의 콜센터’ ‘뽕숭아 학당’ 등에 출연하며 너무 바쁠 때 심각한 역류성 식도염으로 노래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빗댔다.

“노래를 하는데 뭐가 자꾸 넘어와요. 잠도 많이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챙겨 먹어선지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게 와서 노래하는 게 무서웠던 경험이 있어요. 연습할 때는 잘 되는데 이상하게 무대에만 서면 트라우마처럼 노래가 안되는 거예요. 제가 생각한 만큼 못해서 너무 속상하고 무대에서 또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심해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극도로 긴장하곤 했죠. 연습한 시간을 ‘그래도 믿고 가보자’ 마인드 콘트롤을 하면서 이겨냈어요.”


◇또 다른 기회 뮤지컬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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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저는 비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힘들어서 울고 싶은데 비가 내 대신 울어주는구나 싶어서 그 비가 되게 위로해 주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쨍한 날보다 비오는 날이 너무 좋아요.”

그리곤 “그래서 제가 해군을 갔다” 눙치며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는 게 힐링이고 좋아하는 바다 등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털어놓았다.

김희재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아리마 코세이 역의 김희재(사진제공=티엔엔터테인먼트)

“뮤지컬을 하면서 10, 20대 그리고 남자 팬분들도 좀 생겨서 참 좋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는 실용음악을 공부했고 트로트를 하고 있어요. 그런 제가 뮤지컬에 도전해 잘 한다면 이후에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다른 음악 장르를 하다가 트로트를 하게 된 후배님들이 도전할 또 다른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작은 바람은 있습니다.“


실용음악과 재학시절 전공 실기시험에서 ‘황태자 루돌프’의 ‘날 시험할 순간’을, ‘사랑의 콜센터’에서는 ‘피맛골연가’의 넘버를 부를 정도로 뮤지컬을 좋아했다는 그는 두 작품(황태자 루돌프, 피맛골연가)을 비롯해 ‘모차르트!’ ‘지킬앤하이드’ ‘킹키부츠’ ‘프랑켄슈타인’ ‘벤허’ ‘웃는 남자’ ‘베토벤’ ‘일테노레’ 등의 뮤지컬 배우 ‘박은태 닮은꼴’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번도 못 뵈었고 저의 존재도 모르실 테지만 같이 노래할 수 있다면 진짜 영광일 것 같아요. 어떤 작품, 역할을 하고 싶다기 보다는 기회가 주어지면 뮤지컬을 계속 하고 싶어요. 뭔가 되게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힘든 세상을 잘 헤쳐 나가는 청년가장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그리곤 “저에겐 어떤 작품이나 역할이 어울릴까요?”라는 그의 반문에 ‘빨래’ 솔롱고, ‘웃는 남자’ ‘황태자 루돌프’ ‘몬테크리스토’ ‘마타하리’ 등 다양한 작품들이 난무했다.

“제가 추구하는 모토와 비슷한 대사가 있어요. 카오리의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볼거야’로 시작하는 대사예요. 나를 응원해 주고 바라봐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카오리의 신을 제일 좋아하죠. 그 대사가 큰 울림과 감동을 줬거든요.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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