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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정욕구, 음악덧칠, 무경계 그리고 굳히기! 유채훈 “40세 안에 자작곡으로만 꾸린 앨범을 목표로!”

[人더컬처]

입력 2024-08-07 16:00 | 신문게재 2024-08-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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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훈
세 번째 미니앨범 ‘스푸마토’를 발매한 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최근 권지수 작곡가님과 작곡공부를 시작했어요. 시도 때도 없이 그냥 떠오르는 멜로디를 녹음해두고 있죠. 마흔 전에는 한번 해보지 않을까요. 2년 반 정도 남았는데 그 안에는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세 번째 미니앨범 ‘스푸마토’(Sfumato)를 발표한 유채훈은 “전체 앨범을 자작곡으로만 채우는 날은 언제일까”라는 질문에 “마흔 전”이라고 답했다. 

 

그는 JTBC ‘팬텀싱어’ 시즌3에서 우승한 크로스오버그룹 라포엠(LA POEM, 박기훈·유채훈·정민성·최성훈) 리더로서 팀의 미니 2집 음반 ‘더 알키미스트’(The Alchemist) 수록곡인 ‘블라스트’(Blast)의 메인 멜로디를 쓰는 등 “소심하지만 야금야금 시도 중이었다”고 귀띔했다.

 

“콘서트에서 ‘아티스트’라고 적힌 비표를 보며 부끄러웠어요.”

유채훈
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하나의 완곡을 넘어 40세 이전에 전곡을 자작곡으로 꾸린 앨범 발매를 목표로 본격적인 작곡공부에 돌입한 그는 스스로를 “아직은 아티스트가 아닌 그냥 보컬리스트”라고 정의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저는 진짜 창작자인 아티스트가 아닌, 아직은 그냥 보컬리스트예요. 저만의 해석이 들어가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거든요. 제 이야기를 제 작품으로, 예술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결국 그게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거든요.”


◇‘이지리스닝’ 곡들로 경계를 넘나드는 미니 3집 ‘스푸마토’

 

“이번 앨범은 뭐랄까 누구나 들었을 때 좀 편안한 앨범이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힘들고 우울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좀 편하고 릴렉스하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요. 그간은 사운드가 웅장하거나 가창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 타이틀곡이었다면 이번 ‘여름시’는 조금 힘을 덜어내고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는, 이지 리스닝 곡이죠.”

‘스푸마토’는 “저에게 집중해 달라”는 ‘인정욕구’를 드러낸 ‘포디움’(Podium), 물감을 두텁게 덧칠하는 유화기법처럼 음악덧칠을 한 ‘임패스토’(Impasto)에 이은 세 번째 미니앨범으로 무경계의 다양한 음악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중들이 들었을 때도 위화감 없이 편하고 쉽게, 멜로디가 좋아서 가볍게 흥얼흥얼 거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이렇게, 고음임에도 덜 힘들게 부르는 노래가 진짜 어려워요. 부르기는 힘들지만 듣기는 편한 그런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유채훈 미니 3집 앨범
유채훈 미니 3집 앨범 ‘스푸마토’(사진제공=모스뮤직)

이탈리아어로 ‘연기처럼’이란 의미의 앨범명 ‘스푸마토’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가 명명한 회화용어로 물체의 윤곽선을 명확히 구분지을 수 없도록 안개처럼 자연스럽게 번지듯 표현하는 명암법을 일컫는다.

 

“각 트랙마다 이런 스타일도 있네, 유채훈이 강한 노래나 신나는 노래도 부를 수 있네…그렇게 느끼고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는 노래들로 꾸렸어요. ‘드림’도 제 앨범 치고는 부드럽지만 예상 가능한 곡이라면 ‘여름시’는 보다 색다르게 들려드릴 수 있는 곡인 것 같아요.”

‘여름시’와 ‘드림’을 둔 타이틀곡 경쟁(?)은 꽤 치열했다. 앨범작업을 함께 한 스태프들와 회사 관계자들 뿐 아니라 멤버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했다.

“(정)민성이는 무조건 ‘여름시’라고 했고 (최)성훈이는 ‘드림시’, (박)기훈이는 ‘도시음’을 좋아했죠. 기훈이가 되게 아쉬워하길래 나중에 커버 한번 해달라고 했어요.”


◇‘찔레꽃’부터 ‘도시음’까지 “경계 없이 다양한 음악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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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제가 원체 장사익 선생님의 ‘찔레꽃’을 좋아해서 공연에서 커버로 한번 부르고 싶어서 시작한 작업이었어요. 만약 리메이크 앨범을 낸다면 꼭 넣고 싶은 곡이기도 했죠.” 

타이틀곡 ‘여름시’(夏時)를 비롯해 ‘드림’(Dream), ‘저니’(Journey), 장사익 곡을 재해석한 ‘찔레꽃’ 그리고 강렬한 비트의 ‘도시음’까지 곡들의 성향도 꽤 다채롭다. 장사익의 동명곡을 리메이크한 ‘찔레꽃’은 1년도 전에 편곡해 녹음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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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장사익 선생님께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녹음을 해두고 어떤 앨범에 넣으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1년을 묵혀두다가 이번 앨범 1번 트랙이면 분위기가 잡히겠다 싶어서 수록했죠. 제가 클래식한 곡을 부르는 걸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이 새롭게 또 좋아해주실만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다시 녹음했습니다.”


이어 “언젠가 1년 전 부른 곡과 새로 부른 앨범 버전을 들려드려야 겠다”며 “멜로디도, 리듬도 야금야금 바꿨다. 장사익 선생님께서 유채훈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신선하게 들어주시기를, ‘1년 간 애썼네’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제가 음원 사이트에서 이전 앨범 중에 어떤 곡이 스트리밍이 많이 됐나를 분석해 보니 타이틀곡 보다 ‘산책’ 등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많이 들으시더라고요.”

멤버 정민성에게 정보를 얻어 음원 사이트를 분석하면서 그는 “나의 이런 목소리도 좋아해주시는구나, 음원과 공연은 정말 다르구나…좀 많이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지리스닝’에 집중하면서 ‘스푸마토’ 수록곡 중 색다른 곡은 ‘도시음’이다. 걸그룹 다이아 출신의 작사가 기희현이 유채훈의 활동과 행보를 고려해 스토리텔링한 곡이다.

“조용필 선배님의 ‘꿈’처럼 화려한 도시에 와서 꿈을 키우는 저의 이야기를 만들어주셨죠. 작사가님이 이렇게 해주신 적은 처음이어서 너무 좋았어요. 작곡은 (앨범 책임프로듀서이자 ‘도시음’ 작곡가) 권지수 작곡가와 제자들이 같이 해주셨어요. 콘서트에서 빨리 한번 속시원하게 부르고 싶은 곡이죠.”


◇그가 말하는 ‘이런 애’ “그저 싱어, 노래하는 유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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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팬들한테는 선물 같은, 처음 저를 접하시는 분들도 ‘이런 애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선사하고 싶어서 신경을 좀 많이 썼어요.”

‘여름시’ 뮤직비디오 아이디어까지 직접 낸 그는 스스로 생각하는 “이런 애”에 대해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크로스 오버는 범위가 너무 넓어요. 그저 클래식을 배웠고 그걸를 접목한 저만의 톤과 창법이 생겼죠. 그렇게 클래식을 기반으로 크로스 오버스타일 곡은 물론 팝, 가요, 이지리스닝 발라드를 부르는 다재다능한 가수가 저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저 ‘싱어’, 노래하는 유채훈이라고 소개하는 게 너무 좋아요.”
 

유채훈
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포디움’의 ‘인증욕구’, ‘임패스토’의 ‘음악덧칠’, ‘스푸마토’의 ‘무경계’를 잇는 다음 스텝에 대한 질문에 유채훈은 “굳히기!”라고 답했다.

 

“다음은 경계를 넘기 보다 ‘굳히기’를 단계 같아요. 학장시절 제가 너무 좋아했고 크로스오버 계의 선구자이신 임태경 선배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처럼 되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는 물론 라포엠 멤버들과 함께 그런 분들의 계보를 잇는 가수가 되면 좋겠어요.”

그가 롤모델이라고 밝힌 안드레아 보첼리는 ‘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의 핑커톤, ‘토스카’(Tosca), ‘카르멘’(Carmen)의 돈 호세 등으로 오페라 무대에 올랐고 임태경은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로미오와 줄리엣’ ‘팬텀’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나폴레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황태자 루돌프’ ‘모차르트!’ ‘베르테르’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팬텀싱어’ 출연 전 활동 팀이었던 크로스오버그룹 어썸(Awesome) 멤버 길병민 등과 인연이 깊은 뮤지컬이나 오페라 무대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경계를 넘나든다고는 하지만 오페라 아리아나 뮤지컬은 제 영역이 아니에요. 저 보다 더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고 연기는 제 깜냥도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몇번인가 뮤지컬 캐스팅 제의가 있기도 했지만 저에겐 어울리지 않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도 아쉬움은 남아서 “뮤지컬 ‘위키드’(Wicked)의 ‘디파잉 그래피티’(Defying Gravity)나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중 ‘뮤직 오브 더 나이트’(The Music of the Night) 등은 종종 공연에서 부르기도 한다”는 그는 한국 옛가요를 가곡 느낌으로 변주한 곡 발표에 대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정미조 선생님과 듀엣으로 ‘떠나요’를 부르면서 접한 (정미조의 노래) ‘귀로’ ‘석별’ 등이 귀를 떠나지 않아요. 그런 한국 옛날 곡들은 가곡 느낌으로 해석해 클래식 정서를 입혀 앨범을 내고 싶어요. 막연하게 생각 중이긴 한데 저는 생각하면 못 참고 결국은 하거든요?” 
 

유채훈
유채훈(사진제공=모스뮤직)

 

더불어 “한국가곡 앨범을 내보고도 싶다”며 “진짜 좋은 곡이 많은데 잘 안 알려져 답답하다. 제가 중재자처럼 무겁고 어렵지만 가사도 멜로디도 좋은 가곡들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진짜 유명한 성악가 선생님들의 정통 가곡도 한번 들어보시라고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팬분들이 일 디보나 안드레아 보첼리처럼 가곡, 성악 앨범 등을 듣고 싶어 하시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도 크로스오버 앨범을 내보고 싶어요. 제 개인 그리고 라포엠으로도요. 저는 어떤 변주든, 어떤 장르든 즉각적으로 전환되는 가수이고 싶어요. 그게 저의 장점이기도 하죠. 어떨 때는 일 몬도(Il Mondo)를 부르는 유채훈, 어떤 때는 ‘여름시’를 부르는 유채훈이 바로바로 튀어나올 수 있는 그런 가수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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