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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희성 연출 “원 아시아 마켓,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작품”

[人더컬처] 국립국악원 '따님애기' 총연출 유희성

입력 2024-07-24 18:00 | 신문게재 2024-07-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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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등 뮤지컬의 본고장에서 한국의 리드 프로듀서들이 역할들을 제대로 하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성공 여부는 좀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프로듀서를 한다는 자체가 대단하죠. 정말 칭찬해 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유희성 연출은 브로드웨이에서 3월 29일(현지시간) 시작한 프리뷰 첫주부터 ‘원 밀리언 클럽’(주당 매출 1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브로드웨이씨어터)의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와 ‘마리 퀴리’로 웨스트엔드 공연 준비에 한창인 강병원 라이브 대표에 대한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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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무대 읽기-더 스테이지’(사진제공=연극과 인간)

“자생적으로 지금의 경지를 이룬 한국의 창작자들이나 제작자들이 모든 것에 열어놓는 마인드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기 보다는 해외 동향 등을 주시하며 실험하고 실행하면서 글로벌화하려는 경향들이 굉장히 발전적이죠.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서포팅하고 리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단발성, 비슷비슷한 지원보다는 실행과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정책이 필요한 때죠.” 

 

그는 광주시립극단, 서울예술단 등의 단원으로 무대에 올랐고 뮤지컬 ‘명성황후’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였다.  

 

더불어 뮤지컬 ‘모차르트’ ‘로미오와 줄리엣’ ‘피맛골연가’ ‘바람의 나라’ ‘투란도트’ ‘광주’ 등과 서울시무용단의 ‘바리’와 ‘신시’ 등의 연출이자 전 서울예술단 이사장,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등을 역임한 예술경영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8년 고(故) 장국영의 기일을 맞아 그의 음악들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역시 그의 작품이다.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문화예술계와 교류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하면서 우리나라 작품과 공연계에 대한 대단함을 새삼 깨달아요.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무대를 지키기 위해 제작자나 공연 관계자, 스태프들, 배우들과 관객들까지 얼마나 애써왔는지…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셧다운 없이) 공연이 계속됐던 건 우리 문화사(史)에 기억될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격려 받아 마땅한 그 대견함과 노고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출간된 칼럼집 ‘유희성의 무대읽기-더 스테이지’(이하 더 스테이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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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더 스테이지’는 평소 뮤지컬 뿐 아니라 연극, 클래식, 무용, 전통 소리 등 장르를 섭렵한 다작 관객이기도 한 그가 2009년부터 한 매체에 꾸준히 게재해 오던 칼럼을 엮은 책이다. 작품에 대한 소개는 물론 한국 공연계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현상과 트렌드 등을 차곡차곡 쌓아둔 책이다.

 

“더불어 ‘시체관극’이라고 나쁘게 표현되는 우리만의 관람문화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본인들이 극을 보는 데 방해받고 싶지 않은만큼 다른 사람들의 관람 그리고 그 작품을 만든 배우들, 창작진들의 노력을 최대한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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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그런 문화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발휘된 것”이라며 “우리의 좋은 공연 문화들이 폄훼되지 않고 좀 더 알려지기를, 좋은 문화로 잘 성장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모범사례를 보이며 분투했던 공연계 역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스타 캐스팅, 환율로 인한 기자재 비용 상승, 해외여행 재개로 인한 관객 이탈 등 다양한 원인들이 언급되고 있는 데 대해 유 연출은 “창작자들과 스태프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예우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제작자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투자를 받기 위해 스타 캐스팅은 어쩔 수 없다고들 하죠. 하지만 좋은 작품을 제대로 만들면 성공한다는 사례들이 계속 나와서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력 있는 창작진들과 배우들이 어우러졌을 때 진가가 나타나고 좋은 아이디어가 좋은 작가, 안무가 등을 만나 소규모 제작비로도 제대로 구현해 관객들에게 사랑받는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가 최근 눈여겨보는 장르는 창극이다. 지난 6월 국립국악원 진도에서 초연됐고 서울 공연을 앞두고 있는 ‘따님애기’(7월 25, 2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의 총연출이기도 한 그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고종으로 무대에 오르던 시절 안숙선 명창의 제안으로 우리 소리를 배우기도 했다.


“일본이나 중국은 자신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화시키고 있어요. 우리 창극 역시 그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전통 소리의 발성을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향유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거든요. 우리 창극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현대화시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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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15년을 넘게 중국 공연계와 합작 및 창작을 해온 그는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시절부터 ‘원 아시아 마켓’을 강조해 왔다.

“중국, 대만, 일본 등과 작품을 함께 만들다 보니 아시아인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서가 있어요. 그 정서를 비롯해 내용, 스타일 등을 활용한다면 원 아시아 뮤지컬이 충분히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텍스트와 음악이 좋으면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사랑받을 수 있어요. 물론 각 나라마다 특성이 있고 선호하는 것도 달라요. 그건 각 시장의 특성에 따라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작품이에요.” 


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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