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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처연함과 광기를 넘어… 이규형이라서 가능한 일!

디즈니+'삼식이 삼촌'의 정치가 역 "20대 였다면 불가능했을것"
'종이대본'보던 송강호에게 문명의 편리함 가르쳐준 장본인

입력 2024-07-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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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삼촌1
이규형은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브릿지경제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16부작 ‘삼식이 삼촌’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배우 송강호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화제성은 디즈니+ ‘삼식이 삼촌’에 출연한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극중 야망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는 강성민 국회의원 역의 이규형은 변요한, 주진모, 서현우, 진기주 등 출연 배우들중 가장 많이 그와 맞붙는다. 전쟁을 겪은 후 야만의 시대 속에서도 자기 식구들의 세 끼 밥은 챙겨먹었다고 해서 본명 보다 ‘삼식이’로 불렸던 그를 유일한 가족이자 궂은 일도 믿고 맡길 만큼 의지하는 강성민의 존재감은 ‘삼식이 삼촌’의 비극을 가장 두드러지게 만드는 존재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삼촌을 이용하지만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때론 동정을, 정치적 후계자가 되기 위해 기꺼이 살인을 지시할 만큼 냉철한 눈빛은 ‘삼식이 삼촌’의 중심을 잡는 든든한 닻이다. 단순히 미워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악랄함이 이규형의 3단 변신 눈빛을 통해 투과되기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혼돈의 시대를 배경으로 각자의 욕망을 촘촘히 교차시키는 내용을 보노라면 ‘영화계 시인’ 신연식 감독 특유의 섬세함 속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에 눈을 뗄 수 없다.

“유일하게 삼촌에게만 본심을 드러내는 인물이예요. 작품 속에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강성민이 어린시절 병에 걸려 죽을 뻔했을때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 살린 인연이 있죠. 그런 의존적인 면이 서로 닮아있다고 봤습니다. 없으면 불안하고 엇나간 마음을 눈빛만 봐도 알게 되는 사이. 어떤 무리한 부탁을 해도 다 해결해주는 삼식이 삼촌을 보면 설명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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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이규형은 “한마디로 성장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현장 가는게 늘 즐거웠기도 했지만 20대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역할”이라고 자평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400억 대작이 든 작품의 고증을 살리기 위해 이규형은 4kg정도 체중을 줄이고 시대에 맞는 의상을 완벽소화했다. 그는 “늘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을 고집하고 어두운 톤의 쓰리 피스 정장을 통해 범접할 수 없는 모습을 강조하고자 했다”면서 “카리스마 넘치고 센 느낌이 되려 내면의 유약함을 강조할거라고 봤다”며 자신만의 접근법을 내놨다. 드라마를 처음하는 송상호가 “거침없이 연기하더라. 주저하지 않고 쭉쭉 연기가 나오는걸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을 정도다.

사전에 모든 신을 암기하고 현장에 가지만 ‘대선배’와의 호흡이 너무 긴장됐다는 이규형은 송강호를 디지털 세계에 입문시킨 장본인 이기도 하다.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 동선을 맞추기 위해 악보와 대본을 양손에 들고 다니던 그는 수년 전 후배들이 아이 패드에 파일로 담아 연습하는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경험이 있던것.

이규형은 “감사하게도 팬클럽에서 선물로 주셔서 늘 핸드폰과 연동해서 들고 다닌다. 선배님과의 촬영이 너무 떨려 외웠던 장면도 다시볼겸 핸드폰 속 대본을 보고 있더니 현장에서 ‘넌 뭐를 그렇게 열심히 보니?’하시더라. 현장에서 시나리오가 아닌 핸드폰만 보고 있으니 궁금했다고”라면서 “늘 인쇄된 책(시나리오)을 들고 다니시던 분이라 신세계라고 하셨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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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깁스를 한 채 등장한 그는 ”원래 아킬레스건이 약한 편이다. 열심히 재활훈련을 하고 있고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회복 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규형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한 뒤 2017년 tvN ‘비밀의 숲’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슬기로운 감빵생활’,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는 물론 뮤지컬 ‘팬레터’,‘헤드윅’,‘스위니 토드’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으로 무대를 장악해 왔다.

“여러모로 운이 좋은 배우인건 확실해요. OTT를 통해 ‘삼식이 삼촌’이 공개됐고, 지난 달 개봉한 핸섬가이즈’도 관객을 만났으니까요. 다리부상이 좀 아쉽지만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네 번째 다이스퀴스 역할을 맡은것도 행복합니다. 1인 9역인데 무대에서 날아다닐거라 기대 많이 해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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