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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변우석의 시대, 시작!

[人더컬처] 화제의 드라마 tvN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役 변우석
시간의 흐름, 쌍방구원 탁월하게 소화했다는 평가
"연기에 만족할 날, 올까요?"

입력 2024-06-03 18:30 | 신문게재 2024-06-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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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이 열열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지난 28일 16회를 끝으로 인기리에 종영했다.(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대세는 대세다. 서울 강남의 한 복판이지만 힙한 카페와 음식점보다 주로 개인 사무실이 많은 한적한 동네에 수많은 팬들이 빌딩을 감싸고 있었다. 1990년대 가수 서태지 혹은 일본에 한류 열품을 몰고 온 배용준 시대에나 볼 법한 클래식한 팬덤이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환호와는 거리가 있다. 2세대 아이돌부터 시작된 서포터로서의 모습을 잃지않으려는 듯 변우석이 있는 공간을 조용히 바라볼 뿐이다. 그들에게 ‘변우석=류선재’.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선재는 그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솔직히 실감은 지난 달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마중토크 때였어요.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들  저를 보고 ‘선재다’ ‘선재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오롯이 캐릭터로 불리는 쾌감을 만끽했죠.(웃음) 부디 제 다음 작품까지도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혹시 실망하더라도 지금처럼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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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사에 길이 새겨진 ‘늑대의 유혹’ 강동원의 우산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손사레를 쳤다. (사진제공=tvN)

 

본방 시청률 5% 드라마가 불러온 후폭풍은 유독 화려했다. 종영 전 열린 드라마 팝업 스토어의 굿즈는 동이 났고 팬들과 함께 관람하는 단체관람은 올해 CGV가 진행한 이벤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빛의 속도로 마감됐다. 

국민드라마도 쉽지 않은 대본집 출시와 더불어 극 중 선재가 활동한 그룹 이클립스의 노래는 실제 멜론 차트를 점령했다. 소감이 어떻냐는 물음에 변우석은 “두 눈을 의심했다. ‘이렇게 유명한 가수분들을 사이에 그것도 톱5 안에 있다고?’라며 계속 순위를 확인했다”고 털어놓았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다. 시청자들에게 ‘솔선커플’로 불린 15년 로맨스와 쌍방 구원 서사,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배우들의 열연 사이에서 변우석은 ‘월요일의 남자’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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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은 선재에 대해 “소나무 같은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실제로도 그런 운명같은 사랑을 믿는 편”이라고 수줍게 미소지었다.(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지난 1년간 선재로 살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연신 미소짓는 변우석이었지만 사실 연기는 늘 ‘높은 산’이었다. 데뷔 후 줄기차게 떨어진 오디션, 어쩔 땐 대본 리딩까지했지만 하차해야 했던 흑역사도 있었다. 16부작 중 반도 아닌 6부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그는 이시은 작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빼곡하게 적었어요.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느낌이 좋았죠.”

수영선수면서 고등학생, 동시에 스타면서 대학생과 30대를 오고가는 남자주인공을 섭외하기란 제작진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교복도 잘 어울리고 동시에 무대 위에서 빛나야 하며 또 아련한 첫사랑의 아이콘을 잘 소화해야 했다. 

실제 키189cm의 변우석이 첫 미팅 장소에 나타났을 때 “내 머릿속에 있던 선재가 걸어오는 것 같았다”는 작가과 감독의 이구동성은 ‘선재 업고 튀어’를 반복재생하게 만드는 것으로 증명됐다. 드라마 종영 후 이 작가는 “늘 우석에게 ‘나에게 와줘서 고맙다. 선재가 되어줘서’라는 말을 달고 산다”며 화제성의 중심에 우뚝 선 배우에 대한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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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들이 늘 고대하는 ‘본명 실종’을 오롯이 겪고 있는 그는 “월요일이 싫었던 사람으로서 ‘월요병 치료제’라는 말이 가장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어렸을 때 수학 100점을 맞은 적이 있는데 주변에서 좋아하고 칭찬해준 기억이 지금도 또렷해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그때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게 되잖아요. 또다시 100점을 맞진 못했지만 연기만큼은 ‘잘한다’를 이야기를 꼭 듣고 싶어요. 작품의 결과는 하늘에서 내려준다는 말을 믿지만 주연으로서 컨디션 조절, 발성, 감정 표현들이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평소 부끄러워하지 않고 출연작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선재 업고 튀어’는 제가 앞으로도 가장 많이 복기해 볼 작품인 건 확실해요.”

공부보다 운동이 좋았던 고등학교 시절 또래보다 큰 키로 모델 제의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화보 촬영과 더불어 영상 작업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다”며 카메라 앞에서의 기쁨을 고백했다.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윤여정의 까칠한 조카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힘쎈여자 강남순’ ‘20세기 소녀’ ‘청춘기록’ 등 장르를 불문하고 변신을 거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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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전 수영강습을 집중적으로 받고, 대형 콘서트 장면을 위해 보컬트레이닝과 안무 연습에 매진했다는 변우석.(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그 전에 받던 시나리오의 10배 정도 는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가 가장 많지만 시대극도 있고 정말 다양한 장르가 들어와서 너무 좋더라고요. 하지만 제 행복은 언제나 작은 일상에서 찾는 편이에요. 다음날 스케줄이 없을 때 하루 일정을 다 끝낸 뒤 과일을 먹으며 늦게까지 축구를 보는 게 가장 좋아요. 치맥? 술을 못 마시기도 하지만 얼굴이 붓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으니까.(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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