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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주요산업 탄소저감 ‘게임체인저’ 기술 개발 뭐가 있나

철강·석유화학·반도체 등 탄소 다배출 4대 산업 탄소저감 기술 개발에 9300억 투입
수소환원제철, 화학공정 전기가열로, 저온난화 공정가스 등 개발
산업부, 2050년까지 1.1억톤 탄소 배출 저감 목표

입력 2023-04-09 13:42 | 신문게재 2023-04-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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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반도체 등 국내 주요 탄소 다배출 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탄소저감기술’인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을 통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여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가 개발을 추진하는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은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탄소 배출이 많은 4대 업종의 수소환원제철과 화학공정 전기가열로, 혼합시멘트, 저온난화 공정가스 개발 등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탄소중립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9352억원(국비 694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철강(2018년 1억톤)과 석유화학(4700만톤) 등 4대 업종은 탄소배출량이 국가 산업부문 배출량(2억6000만톤)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는 이 같은 기술 개발을 위해 최근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을 공고했다. 올해 43개 세부 과제에 국비 410억원을 지원해 기술 개발에 나선다. 2030년까지 총사업비의 80% 이상을 실증 단계까지 투입해 개발한 탄소저감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바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 같은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 오는 2050년까지 산업 부문 탄소감축 목표(2억1000만톤)의 절반인 1억1000만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가 개발을 추진하는 기술은 철강 분야에서는 코크스(주원료 유연탄)를 투입하는 고로-전로 등을 대체하기 위한 수소환원제철과 하이퍼 전기로 기술 개발 등으로 8년간 2097억원(국비 1205억원)을 투입한다.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 15.1% 철강산업…수소환원제철·하이퍼 전기로 통해 탄소 줄이기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탄소계 환원제 대신 수소를 사용한 환원공정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다. 탄소계 환원제를 사용하는 기존의 제철 공정에서는 철강 1톤 생산 시 약 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2%, 전세계 산업 배출량의 15%, 국내 총 배출량의 15.1%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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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통상자원부

 

수소환원제철법 기술 개발을 위해 포스코에서도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대형국책사업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고 일본도 주요 철강사가 참여해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고로 유연탄을 수소로 완전 대체한다는 목표다.

산업부는 하이퍼 전기로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전기로는 철 스크랩(고철)을 재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지만 국가별 기술 편차가 커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는 전기로의 폐열 활용과 설계 향상으로 효율을 30%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스크랩을 다량 사용 가능한 전로 기술의 개발도 추진한다.


납사 분해 메탄가스 가열 방식 대신 전기가열 기술 개발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탄화수소(납사 등) 분해 공정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메탄가스를 대체하는 기술과 메탄가스를 화학제품화하는 분해공정, 메탄의 석유화학 원료 전환 등에 8년간 185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표적 석유화학 공정인 납사분해공정(NCC)에서 부생되는 메탄은 현재 열원 및 가스터빈 발전 연료로 전량 자체 소비돼 대량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효율적인 처리 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연료용 메탄가스에서 기초유분 생산 및 고부가 화학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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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또 납사 분해에 쓰이는 메탄가스 가열 방식 대신 전기가열(직접가열 또는 플라즈마)로 납사를 분해하는 전기로 분해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메탄의 직접 전환을 통한 석유화학 기초유분 제조 기술, 납사분해공정의 부생가스로부터 고부가 화학제품 생산 기술 등의 개발 등을 추진한다.

시멘트의 경우 석회석을 굽는(소성) 과정(시멘트 원료인 클링커 생산)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는 점을 감안해 석회석 함량을 최소화한 혼합재 시멘트 개발과 유연탄에서 순환자원으로 연료를 대체하는 기술 개발에 282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멘트 클링커 함량 낮추기 필수…혼합재 확대하고 유연탄은 순환자원으로 대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석회석 원료 투입 및 유연탄 연료 기반인 소성 공정에서 90% 이상의 탄소가 나온다. 현재 시멘트 배합 조성은 일반적으로 클링커 85%, 혼합재 10%, 석고 5%로 구성돼 있다. 이에 시멘트의 클링커 함량을 낮추고 혼합재의 함량을 늘리는 것은 시멘트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핵심 수단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원료(석회석)와 연료(유연탄) 모두 탄소 배출이 많은 소성 가열공정을 탄소 배출이 적은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석회석 대신 혼합재를 늘리고 유연탄을 대체하기로 했다. 혼합재 증대 기술은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고탄소 원료인 석회석(주성분 탄산칼슘) 대신 비탄산염원료를 개발해 혼합재 함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이어 유연탄 대신 폐수지 연료혼용 및 오염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유연탄 혼용도 추진한다. 시멘트 제조의 핵심과정인 소성 공정에서 유연탄 연소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나오며 시멘트산업의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연료 연소 기인은 27% 수준이다. 연료 연소에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유연탄의 사용량을 줄이고 폐합성수지 등 가연성 순환자원 사용증대 기술이 필요하다는 산업부 판단이다.


고GWP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저온난화 세정가스 만들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은 산업이다. GWP는 온실가스별 지구온난화 기여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산화탄소를 1로 보면 공정가스에 주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는 5000, 과불화탄소는 10000 내외에 해당한다. 특히 식각(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공정)과 증착, 세정 공정용 가스(주로 불화가스)에서 직접배출 탄소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정부는 제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우 2571억원(국비 1910억원)을 투자해 그동안 식각·증착·세정 등 핵심 제조공정에 활용하던 불화가스 등을 온난화 우려가 적은 새로운 공정가스로 대체하고 이에 맞춘 공정기술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사용하는 고GWP를 대체하는 식각용과 증착·세정용 저온난화 가스(식각용 GWP 150 이하)를 개발한다. carbon-rich PFC를 사용하는 공정 및 식각 효율 개선을 위한 극저온 식각과 같은 신규 공정 개발 및 그에 적용 가능한 식각가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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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통상자원부

 

또 개발한 저온난화 가스를 공정에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효과를 정량화하고 배출량 평가에 따른 최적화 공정을 구현하기 위한 공정효율화 시스템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세부 과제인 디스플레이용 고GWP 가스 20% 이상 저감을 위한 공정 및 잔류 가스 모니터링 기술 및 공정효율화 시스템 개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서 미반응 돼 배출되는 GWP가스의 양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해 투입 및 배출되는 GWP 가스의 양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예들들어 디스플레이 공정의 경우 세정 공정에서 77% 정도, 식각 공정에서 23% 정도 사용되지 못하고 배출된다. 이 공정효율화 시스템 적용으로 식각·증착·세척 공정에 활용하는 공정가스 사용량을 20%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박용민 산업부 산업기술개발과장은 “이 기술은 기초연구가 돼서 실증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기술들로 실증을 거쳐야 하지만 2030년까지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기술별로 조금 단계가 다른데 현재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실증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현재 공정을 완전히 대체하는 기술은 개발에 이어 실증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관련된 기술을 정리해보니까 이번 사업 포함해서 총 3조5000억원 정도는 현재 확보돼 있거나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 중으로 필요한 예산은 1조5000억원 정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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