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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산모·아이 안전한 분만법 권장, 의료진 결정 믿어야"

[맘 위드 베이비] 김태희 산부인과 교수 "자연분만- 제왕절개 결정 때 의료진 권고 잘 새겨 듣길"

입력 2022-10-25 07:05 | 신문게재 2022-10-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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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지난 19일 영등포 에이스하이테크시티 회의실에서 열렸다. 임산부의 날을 기념해 50명의 임산부를 초청해 진행된 이날 K클래스에는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의 대표 감수자인 김태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임신·출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김 교수는 이날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 궁금해하는 임신, 출산 관련 유용한 정보들을 들려주어 예비 엄마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출산이 임박한 산모는 주치의와 상의해 분만법을 결정하게 된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분만이 있는데, 과거에는 자연분만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제왕절개 분만이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2020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대비 제왕절개 비율은 2018년 47%에서 2019년 51%, 2020년 54%로 매년 증가세다. 이제 분만의 절반 이상이 제왕절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태희 교수에 따르면 출산일이 가까워질수록 신체에는 다양한 변화와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이 내려앉은 듯 묵직한 느낌과 함께 배가 아래로 축 처지면서 위를 누르던 압박감이 줄어 소화가 잘되고, 숨쉬기도 편해진다. 태아가 골반 쪽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태동이 줄어들고 ‘가진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김 교수는 “질 분비물이 많아지는 것은 산도와 질 입구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라며 “골반 쪽으로 내려온 태아의 머리가 방광을 더욱 압박해 이전보다 소변이 자주 마렵기도 하고, 방광 뿐 아니라 장도 자극을 받아 대변 횟수가 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슬’은 출산을 알리는 신호다. 태아가 나오기 위해 자궁구가 열리면 혈액이 섞인 점액 상태의 분비물이 나오는데 이것이 이슬이다. 양이 적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이슬 후에는 대개 진통이 이어지는데 간혹 진통 후에 이슬이 비치거나 이슬 없이 출산하기도 한다.

진통은 불규칙한 간격이 계속 길게 유지되고,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으며 경관개대기가 없다. 진정제로 완화되는 ‘가진통’과 강하고 규칙적이며 간격이 점점 짧아지고 자궁경관개대를 수반하며 진정제로 완화되지 않는 ‘진진통’이 있다. 이어 자궁문이 다 열리면 아기가 나올 차례다. 아이는 스스로 움직여 골반을 통과해 세상에 나온다. 태반까지 자궁에서 다 나오면 분만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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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 김태희 교수는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으며, 모유수유 성공률이 높다고 일반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현대의학이 발전해 제왕절개로도 모유수유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모유수유가 곧바로 가능하다”며 “산모의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산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거나 태아의 상태가 위험할 수 있는 경우 제왕절개 분만을 고려한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복부와 자궁을 절개해 태아를 분만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거꾸로 들어선 역아거나, 전치태반일 때, 자궁에 이상이 있거나 아이가 심한 거대아 또는 심한 저체중아로 태아와 산모에 문제가 우려되는 경우, 이전에 제왕절개를 한 산모의 경우, 그리고 산모에게 지병이 있을 때 선택된다.

김 교수는 “임신 37주가 지나도 다리나 엉덩이가 아래로 내려온 역아이거나 옆으로 누워 있는 자세(횡와위)면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면서 “태반이 자궁구를 막고 있는 전치태반일 경우 태아가 나갈 입구가 막혀 있어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또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등의 유착 등이 있는 경우 자궁이 열리기가 어려워 제왕절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산 도중에 제왕절개가 고려되는 경우도 있다. 태아가 가사 상태일 때, 양막 파수 된 지 24시간이 지났을 때 진통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태반조기박리일 때, 자궁 파열의 위험이 있을 때, 분만이 지연될 때 등이다.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위해 간혹 ‘브이백’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자궁 하부 횡절개로 제왕절개를 했으며 합병증이 없거나, 다른 자궁 파열이 없는 경우, 태아가 역아 상태가 아니고 과거 제왕절개를 한 사유가 현재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단태아를 임신했고, 태아 몸무게가 4kg 넘지 않는 경우, 브이백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보고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브이백 분만을 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자세히 소개했다. 과거에 자궁 파열을 경험했거나, 제왕절개 이후 자궁 염증으로 열이 났던 경우, 자궁을 종절개했거나, 자연분만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합병증이 나타났거나, 진통 중 자궁구가 열리는 정도와 아기가 나오는 정도를 보고 진행 실패 진단을 받았던 경우를 꼽았다.

김 교수는 하지만 브이백은 자궁파열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며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브이백의 위험성과 브이백이 문제가 있을 때 의료진이 즉시 수술이나 처치가 가능한 상황 등 여러 응급상황을 충분히 주치의와 의논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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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강의 후 질의 응답 시간에 제왕절개를 고집하는 임산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의료진은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산모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며 “자연분만을 할 수 있으면 좋고, 못하겠다는 산모에게는 고민해 보라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의료진은 다양한 문헌, 책 등에 나온 원칙과 의료진의 임상적인 경험에 입각해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한 결정을 믿고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또 임신 중 코로나19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임산부들을 위한 조언을 들려줘 예비 엄마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를 산 지 이제 3년째”라며 “백신을 접종한 지는 채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르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엄마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해서 태아가 감염된 사례는 본인이 아는 범위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2021년에 임산부에게 백신을 국가에서 원칙적으로는 권장했지만, 임신부는 모든 약을 복용하는 것을 보수적으로 조심하는 만큼 좀 더 안정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형아 검사에 관한 조언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만 35세 이상 등 과거 임신이나 가족력 상에 양수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산모의 경우 양수검사를 진행하게 되어 있고, 니프티검사로 일부에서 대체하기도 하지만 이 검사가 모든 걸 알려 주는 검사는 아니기에 의료진 입장에서는 비용, 검사의 장단점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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