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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녀와 '상호작용'하면 5분 놀아줘도 1시간 효과"

[맘 with 베이비] 이너프마더·빅픽처가족연구소 김진미 대표

입력 2022-10-11 07:00 | 신문게재 2022-10-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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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커리어
이너프마더·빅픽처가족연구소 김진미 대표.

육아는 참 어렵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물론이고,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엄마에게도 자녀 양육은 쉽지 않다. 부모는 분명 최선을 다하는데 아이는 왜 부모의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자라날까? 부모와 자녀가 올바르게 소통하도록 돕는 일을 하는 비영리단체 ‘이너프마더’의 김진미 대표는 이에 대한 해답을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를 만나 한부모 가정의 부모를 돕는 이유, 자녀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엄마는 즐겁고 아이는 행복해지는 가정을 위한 ‘빅픽처가족연구소’와 한부모 가정의 심리·복지 지원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 ‘이너프마더’를 운영하는 김진미입니다.”



- 대표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한국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월간지와 일간지 기자로 일했습니다. 뒤늦게 미국에서 기독교상담학 석사를 마치고 돌아온 지 10년 좀 넘었네요. 미국에서부터 부모와 자녀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강의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유치원과 학교, 교육청 등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부모교육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엄마는 괴롭고 아이는 외롭다>라는 육아서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양육 기법을 익혀야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해 지금은 PCIT 치료로 부모와 자녀를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 이너프마더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부모가 심리적으로 건강해야 자녀를 잘 돌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두 사람이 양육하는 가정보다 두 배로 힘든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엄마가 아빠의 역할까지 해야 하니까요. 심리적으로도 힘든 건 마찬가지예요. 이혼과 사별 등을 겪으며 받은 상처, 부모로부터 대물림된 상처를 안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너프마더’에서는 미혼모와 싱글맘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양육에 필요한 교육과 코칭을 제공해 엄마들의 회복을 먼저 돕습니다. 엄마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져 힘을 내야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지원을 받은 분 가운데 필요하다면 물질적 지원도 병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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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너프마더라는 단체 이름이 참 좋은데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자녀에게 늘 미안해합니다. 하지만 싸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보다 좋은 엄마 한 사람과 생활한 아이가 더 건강할 수 있거든요. ‘아이에게는 좋은 엄마 한 분만으로도 충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짓게 된 이름입니다.”

 


- 이너프마더에서 지원하는 심리적 지원이 궁금합니다.

“자녀가 만 7세 이하인 엄마는 PCIT 코칭을 받게 됩니다. PCIT는 미국에서 들어와 소개된 치료법인데, 엄마가 자녀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고 현장에서 코칭을 받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PCIT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너프마더의 부모 교육 과정을 개인 혹은 그룹으로 수강하게 됩니다. 총 6주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교육 과정에 PCIT의 기법들이 담겨 있습니다. 5주까지는 부모가 알아야 할 양육 기법을 배우고 마지막 주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맞춤식으로 진행됩니다. 이혼, 사별 혹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그 상황에 맞는 맞춤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자녀 양육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심리상담도 제공합니다. 엄마가 우울하거나 불안, 자책감, 분노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하면 내면의 문제 때문에 양육의 기술을 배운다 해도 잘해 낼 에너지가 없거든요. 그런 부문이 발견되면 심리치료를 병행합니다.”



- PCIT란 개념이 다소 생소합니다.

“Parent Child Interaction Therapy의 약자로, 부모에게 자녀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을 가르쳐서 아이의 문제 증상을 치료하는 치료법입니다. 모든 부모가 알아야 할 양육의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칭을 받아 익숙해지면 효과가 놀랍게 나타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센터로 방문합니다. 놀이실에서 자녀와 노는 동안 현장에서 코칭을 하기 때문에 엄마는 빠르게 기법들을 익히고 기존의 방법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7~8회 정도 아이와 애착을 이루는 세션을 진행하고 나면 3~4회 정도는 훈육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동안 아이와 충분히, 잘 놀지 못한 엄마는 이 과정을 통해 애착을 형성합니다.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면 훈육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사이가 좋아지면 엄마 말에 협조하고 싶어지거든요. 이렇게 10~12주 정도 치료하면 엄마는 양육이 쉬워지고 아이는 표정이 밝아집니다.”



- 양육이 쉬워진다는 말씀이 사실 잘 와닿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이를 양육할 때 가장 힘든 게 뭘까요? 말을 안 듣는 거죠. 시간에 쫓겨 바쁜데 아이는 엄마 말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 아이가 제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엄마는 같은 말을 반복하다가 결국 화를 내게 됩니다. 엄마의 재촉을 들은 아이는 몸을 간신히 움직이긴 하지만 투덜거리거나 짜증을 부립니다. 엄마는 더 화가 나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PCIT 기법으로 아이와 상호작용하면 아이는 기분이 좋고 엄마 말에 따르고 싶어집니다. 대부분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양육이 쉬워졌다고 고백합니다. 상호작용의 질이 좋아지니 5분을 놀아 줘도 1시간을 놀아 준 만큼의 만족감을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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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상담하는 김진미 대표.

 

- 한부모가 아닌 일반 가정의 부모는 어디서 PCIT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PCIT는 전국의 전문치료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동 치료법입니다. 한부모 가정은 이너프마더를 통해 일반 가정은 광명시 소화로에 위치한 빅픽처가족연구소에서 상담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문제를 보이거나 양육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 부모님 모두 가능합니다. 요즘은 아빠도 함께 치료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부부가 일치된 양육 방법으로 자녀를 대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랍니다.”

 


- 어떻게 이너프마더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부모교육 강의를 하다가 PCIT를 만나게 됐는데, 이거다 싶었습니다. 강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기법을 알아야 하고 실제로 연습을 통해 내 것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PCIT가 그 실전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국제자격증을 취득한 뒤 현장에 적용해 보니 효과가 좋았어요. 치료 경험이 쌓을수록 ‘이 치료법이 참 좋은데 정작 필요한 사람은 돈이 없어서 혜택을 못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부모 가정은 남들보다 육아하기 더 힘든 환경인데, 돈도 시간도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주실 조언이나 소개해 줄 프로그램이 있으면 부탁 드립니다.

“10월 둘째 주 화요일에 ‘굿맘스클럽’을 시작합니다. 유아에서 초등학생 자녀들 둔 모든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부모교육입니다. 매달 주제를 바꿔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소개하거나 지친 엄마를 위로해 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가려 합니다. 임신,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육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엄마도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많은 엄마가 아이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을 알게 되어, 엄마는 힘이 나고 아이는 행복해지는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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