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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현실화 된 '초순수' 기술개발…'100% 기술 자립 꿈' 이룰까

일본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 배제사건 계기, 초순수 국산화 본격화
443억4000만원 예산 들여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초순수 세계 시장 규모 2024년 23조원...기술 자립하면 블루오션
남은 기술개발 위한 정부 지원 절실

입력 2022-08-07 14:10 | 신문게재 2022-08-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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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순수 국산화의 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위기 속 기술자립의 꿈이 싹 틔웠고, 이제 결실을 맺기 위한 구슬땀이 이어진다. 오는 2025년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한국 초순수 기술의 현재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 본다.


◇이론 순수 최근접 초순수 개발, 한국의 도전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물 속에 포함된 불순물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한 이론 순수(純水)에 가장 근접한 물이다. 반도체, LCD, 태양광 패널 등 정밀산업 분야에 광범위 사용되고 있는 무결점에 가까운 물, 초순수는 국가 핵심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성수(聖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초순수의 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실은. 한국 경제가 가진 취약점이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한 사건은 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만든 계기였다.

당시 일본의 행태는 상황에 따라 초순수 공급 또한 무기화 할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케 한 순간이다. 만약 초순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가 경제의 근간인 주요 산업 분야서 대규모 피해가 생길 것이라는 컸다.

초순수의 무기화를 방지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뼈대인 반도체 산업을 비롯, 화학과 제철, 제약 등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초순수 기술 자립화에 대한 주장이 자연스레 흘러 나왔다. 정부의 의지 또한 확고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까지 443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에 나선 이유다.

환경부 관계자는 “초순수는 국내수출 1위인 반도체, 바이오 정밀화학 정밀산업 분야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에 반드시 필요한 대체 불가 소재이며 극미세 물질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산업분야 제조 공정의 필수재”라며 “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의 보호를 위해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기술 자립이 필요한 기술을 지정해 국내 산업 보호 및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순수, 다양한 수처리 공정(사진=한국수자원공사)
초순수, 다양한 수처리 공정(사진=한국수자원공사)


◇R&D 추진, 실증 플랜트 척척

초순수 국산화의 핵심은 결국, 무결점에 가까운 물을 제작할 기술을 확보했는가로 귀결된다. 정부는 기술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힘을 주고 있다. R&D 추진은 국내 기술로 설계·시공한 실증플랜트를 구축하고 국내 인력으로 운영해 초순수 수요처에 공급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또 핵심장비 3종을 적용한 실증플랜트를 내년 12월까지 추가로 구축해 성능검증, 운영 기술을 고도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고순도 공업용수 실증플랜트’는 SK실트론,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이 반도체용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를 위한 국책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4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초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 시공, 운영 통합 기술 등 고순도 공업용수 전반에 걸쳐 국산화를 계획 중이다.

수자원공사와 연구개발 참여기업은 하루 2400톤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하며, 관련 생산공정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기자재 60% 국산화가 목표다. 정부와 국내 기업이 기술개발과 실증플랜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자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지난 26일 구미에 있는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 플랜트’ 구축사업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실증플랜트는 초순수 생산기술을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인 SK실트론 구미2공장에 설치해, 해외기술과 국내기술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실제 초순수를 공급함으로써 관련 기술의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초순수 기술 자립화는 또 그자체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술을 쌓는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글로벌 물 사업 조사기관(GWI)은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 2024년 23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 2020년 세계시장 규모(21조원대)보다 무려 2조나 늘어난 수치다. 또 반도체용 초순수 시장은 2026년 전 세계 약 5조원, 국내 1조5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순수 미완의 기술 확보 ‘정부 지원 필요성’

한국의 초순수 개발의 현재는 기대와 과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초순수 기술 개발로 일컬어지는 설계. 시공. 운영. 부품에 있어 국산화 진척을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초순수 기술 자립을 위해) 실증플랜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해 10월쯤 실증플랜트 완성할 계획”이라며 “연달아서 내년에 국산장비 집어넣어서 만든 후 R&D를 하며 국산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플랫폼 센터도 구상하고 있다. 철저히 잘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초순수를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전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현장에 적용하기 전 연구소와 보령화력등에 활용해 시험 평가를 받는 단계를 넘어야 한다. 이를 통과한다면 생산공정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기자재 60% 국산화는 사실상 성공인 셈이다. 초순수 기술자립과 국산화도 초읽기에 들어간다.

전주호 수자원공사 대체수자원처 초순수 육성부장도 “저희는 계획대로 하려고하고 있다 운영같은 경우 운영 메뉴얼도 작성하고, 있을지 모를 리스크 대응하기 위한 리스트 대응책 고민하고 문서화하고 있다”며 “(목표대로 될 경우) 운영부문 100% 숙달하는 것이 된다. 다만 국산화 장비는 올해는 설치 안 될 것이고. 검증하는 형태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오는 2025년까지 목표를 이뤄도 40%가 국산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완의 기술개발을 통한 100% 국산 초순수를 위한 과감히 정부 지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경혁 상하수도연구소 초순수 연구팀 팀장은 “연구비 한계가 있다보니 국산화 개발을 60%수준만 한 것”이라며 “2025년까지는 (초순수 개발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은 정부의 추가 지원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완전 국산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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