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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다시 달로 향하는 인류…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내달 발사

美 주도 달 유인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한국 참여
내달 3일 미국서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등 임무 수행… 성공시 세계 ‘7번째’

입력 2022-07-10 11:12 | 신문게재 2022-07-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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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2-07-09 145907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구는 푸른 빛이었다”

인류 최초 우주인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한 말이다.

올해는 인류가 우주인을 탄생시킨 지 61년이 되는 해다. 인류 최초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은 지난 1961년 4월 12일 구소련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의 상공을 일주했다. 우주에 머문 시간은 고작 108시간이었지만, 유리 가가린의 우주 비행 이후 본격적인 유인 우주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유리 가가린의 비행에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인류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낸다는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그리고 1969년 7월 20일 세 명의 우주인이 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고, 달 표면에 첫발을 올렸다. 이들이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에드윈 올드린이다.

그러나 우주 경쟁의 열기도 잠시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주 탐사는 급속도로 힘을 잃어갔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우주 탐사 보다 당장 실생활에 필요한 정책이 나오길 원했다. 또 선진국이 이룩한 우주 기술은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 세계 인구는 점점 증가해 오늘날 79억명에 이르렀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자원이 고갈된 지구에서 인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에 나섰고 이윽고 우주에 시선이 닿았다. 우주 탐사가 인류의 미래가 된 것이다.



◇우주로 향하는 중간기착지 ‘달’을 향해 가다

미국은 반세기 전 추진했던 ‘아폴로 계획’에 이어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젝트’을 수립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의 쌍둥이 남매인 달의 여신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아폴로 계획 이후 중단됐던 유인 달 탐사를 재개하고 오는 2025년까지 달의 남극에 우주비행사를 보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달 기지 건설과 게이트웨이(Gateway)로 불리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 건설 등도 목표로 한다. 다시 말해 본격적인 우주 탐사에 앞서 달 탐사에 재도전 한 것이다.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젝트는 실용적인 탐사를 위해 거대 공동 협력 체제로 이뤄졌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국제협력 원칙인 ‘아르테미스 협정’을 수립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과 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24일 세계 10번째로 협정에 서명했고 이후 뉴질랜드, 브라질, 폴란드 등의 20개국이 추가 서명했다. 협정에 의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국들은 평화적 목적의 탐사, 비상 상황 시 지원, 아폴로 달 착륙지 등 역사적 유산 보호, 우주활동 분쟁 방지 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최근들어 미국 SpaceX, Blue Origin과 같이 민간 기업이 우주 탐사에 뛰어들고 있다. SpaceX사는 이미 세계 최초로 상용 우주선 발사, 궤도 발사체 수직 이착륙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Blue Origin 사는 자체 개발한 우주 여객선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 비행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우주기술 분야 전문가인 황정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한국천문연구원 캠퍼스 대표 교수는 “우주산업의 진입 문턱이 낮아진 데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능은 더 좋아지고 질량은 획기적으로 줄인 위성 제작이 가능해졌다”며 “이제는 기존의 대형 발사체가 아니라 소형 발사체 시장이 커지고 있다. 우주로 나갈 때 더는 대형버스만 타고 갈 것이 아니라 택시나 오토바이로 가는 정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NASA는 심지어 달에 보내는 위성도 민간업체에 위탁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달에 보낼 민간 택배 서비스도 시작한다. 바야흐로 민간 우주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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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달 착륙 후보지를 찾아라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올해 비행체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무인 미션 테스트 비행을 실시한다. 이후 2024년에는 통신과 운항 시스템을 시험한다. 이 단계에서는 유인 탐사를 진행하지만, 달에는 착륙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2025년에 우주인이 직접 달에 착륙하는 미션이다. 우주비행사는 달 궤도에 진입한 뒤 루나 게이트웨이에 2명, 달의 남극에 2명이 착륙한다. 이들은 일주일간 탐사를 진행하고 다시 지구로 복귀해 표본 채취와 실험 수행 등 과학 활동을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착륙 후보지 탐색이란 미션을 부여받았는데, 바로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를 통해서다.

‘달’과 누리다의 ‘누리’를 더해 달을 남김 없이 누리고 오라는 의미를 가진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는 다음 달 3일 달을 향해 쏘아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 5일 한국에서 이송돼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배럴 우주군기지에 위치한 발사장에 도착하고 시스템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누리는 상태 점검, 연료 주입, 발사체 결합 등 발사 준비를 모두 마치면 다음 달 3일 오전 8시 24분(현지 시각 8월 2일 오후 17시 24분) SpaceX사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쏘아진다.

다누리는 국내 독자 개발한 궤도선 본체와 탑재체 5종, 미국 NASA 개발 탑재체 1종으로 구성됐으며 발사 이후 약 4.5개월에 걸쳐 달 궤도에 도착한 뒤 올해 12월 상공 100km의 임무 궤도에 안착한 후 하루 12회 공전하며 달 관측 및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다누리는 달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미국 NASA가 제공한 섀도우캠을 부착하고 달의 남북극 지역의 영구 음역 지역을 고정밀 촬영한다. 동시에 물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전문가들은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성공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인 다누리까지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은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만약 다누리가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또 이러한 우주탐사분야 활성화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규모와 역량이 성장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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