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정치 · 정책 > 정책

[정책탐구생활] 다시 쏘아지는 누리호… 7대 우주강국 도약 이룰까

내달 15일 누리호 2차 발사
실제위성 탑재해 발사 예정
성공시 ‘7대 우주강국’ 합류

입력 2022-05-22 14:05 | 신문게재 2022-05-23 1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누리호, '힘차게 발사'<YONHAP NO-3410>
(사진=연합)

 

우주 강국으로 향하는 대한민국의 발걸음이 다시 시작된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누리호) 2차 발사일을 내달 15일로 예정했다. 순수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누리호의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쏘아 올린 7대 우주강국에 합류하게 된다. 누리호 2차 발사를 한 달 앞두고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정리해봤다.



우주강국을 향한 분투=22일 과기부에 따르면 누리호의 2차 발사일은 내달 15일이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누리호 발사를 통해 발사체 기술 자립은 물론 우주개발과 우주탐사 역량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우주발사체는 한 국가의 과학기술력이 결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 그리고 우수한 인력이 없다면 시도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우주개발에 뛰어드는 국가는 많아도 자력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국가는 10개국에 불과하다는 게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최초로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13년에는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난 30여년간 우주강국을 향한 노력의 산물이다. 다만 나로호는 1단 로켓 제작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높은 우주과학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선 또 다른 벽을 넘어야 한다. 바로 순수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누리호의 성공이다.



절반의 성공 거뒀던 1차 발사=작년 10월 진행됐던 누리호 1차 발사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누리호는 이륙 이후 1단 점화, 이륙,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위성모사체 분리 등 모든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나 마지막 3단 조기 연소종료로 인해 위성 모사체를 목표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에 과기부는 작년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차 발사 시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을 규명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3단 엔진이 조기 종료된 원인은 헬륨탱크 고정장치의 이탈로 파악됐다.

누리호의 3단 산화제탱크 내부에 장착된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설계 당시 부력 증가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제 비행 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에 의해 고정장치가 풀리게 됐고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 이탈된 헬륨탱크는 계속해 움직이면서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누설되기 시작했으며 산화제탱크의 균열을 발생시켜 산화제가 누설됐다. 이는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의 양이 감소하면서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되는 결과를 낳았다.

곧이어 과기부와 항우연은 누리호 3단 산화제탱크의 헬륨탱크 하부지지부와 맨홀 덮개의 구조를 변경·보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헬륨탱크 하부지지부의 고정장치가 강화되도록 설계를 변경했고 맨홀 덮개는 두께 등을 보강해 누리호가 비행 중 변화하는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누리호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시 도전하는 누리호=이번 2차 발사에는 누리호에 성능검증위성이 탑재된다. 성능검증위성에는 국내 대학에서 개발한 큐브위성 4기가 또다시 탑재된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에 실려 궤도에 진입한 뒤 분리되며 이후 2년간 지구 대기관측 데이터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누리호 1차 발사 때는 실제 위성이 아닌 위성모사체가 탑재됐으나 2차 발사에는 실제로 위성을 탑재한다는 것이 주요 변경 사항이다. 1.5톤의 무게를 맞추기 위해 1.3톤의 위성모사체도 함께 싣는다. 과기부 관계자는 “지난달 성능검증위성에 큐브위성 4기를 장착한 완성된 상태에서 질량 시험을 시행했고 예정대로 잘 마쳤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차 발사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우연 관계자는 “1차 발사 실패 당시 과학계 안팎에선 실패가 아닌 성공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발사체 개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고, 혹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주개발은 전쟁 등 군사 목적에서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 사회, 환경 분야에까지 활용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우주강국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발사체 개발·탐사 연구가 계속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한다면 세계 10번째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갖춘 국가가 된다. 누리호 2차 발사가 갖는 의미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세계 동향 발맞춰 집중 지원 필요=그동안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분야는 제한된 수의 일부 국가가 주도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총 28개국이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분야에 투자했지만, 전체 투자금의 95% 이상이 상위 6대 우주 강국(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일본, 인도)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21 과학기술연감’에 따르면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분야에서는 향후 10년간 약 634개의 임무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 10년 대비 4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만 해도 일본의 H-3, 미국 ULA 사의 Vulcan 및 Space-X 사의 starship, 중국의 장정 8호, 유럽의 Arinae 6 발사체가 첫 비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여러 국가가 발사체 등 우주분야 탐사 및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예산이 주요 국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OECD의 주요국 경제사회목적별 정부연구개발예산 중 우주 분야 추이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예산은 총 3억3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은 134억8200만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또한 22억700만달러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우리나라도 우주분야 탐사 및 개발에 대해 폭넓은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방효충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현재 주어진 우주개발예산으로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역량을 키우는데 부족한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우주기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예산지원이 중요한 부분”이라며 “종합적으로 우주분야 기반을 닦아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계적으로 우주탐사와 우주과학 분야를 향한 도전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누리호는 우리나라 발사체 분야에 중요한 이정표로 세워질 전망이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