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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상생소비지원금, 정말 상생·효율적일까

시작 약 한 달 신청자 34% 수준…캐시백 1465억 예산의 21%
복잡한 구조, 사용처 제한으로 효과 제한적 지적
전국민 보편 지급 꺼리는 기재부 ‘묘수’ 비판도

입력 2021-10-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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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부터 외식·숙박·여행 등 소비쿠폰 9...

지난 26일 점심 시간 서울 한 식당가의 모습.(연합뉴스)

 

[정책탐구생활]은 예전 초등학생들이 방학 때 진지하게 때론 흥미롭게 고민하며 풀어가던 ‘탐구생활’에서 이름을 빌려왔습니다. 매주 토요일 새로운 정책탐구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 가겠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로 감소한 내수 진작을 위해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사업을 지난 1일 시작해 내달까지 진행한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상생국민지원금,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과 함께 ‘코로나 극복 3종 패키지’ 사업의 하나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 2차 추가경정을 통해 예산 7000억원을 편성했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만 19세 이상으로 올해 2분기 중 본인 명의 신용·체크카드 사용실적이 있는 사람이 월간 카드 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 증가 시 초과분의 10%를 캐시백으로 환급해준다. 캐시백 혜택을 통해 쌓여가는 가계저축을 소비로 유도해 위축된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소비 회복세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은 시작 약 한 달이 다 돼가지만 효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25일 기준 신용카드 캐시백 신청자는 1452만명으로 전체 대상자(4317만명)의 절반을 훨씬 밑도는 수준(신청률 33.6%)에 그치고 있다. 시행 후 9일간 1143만명이 신청해 속도가 붙는 듯 보였지만 이후 17일 동안 신청자는 1401만명으로 일주일 간 258만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 25일 기준 신청자는 1452만명으로 일주일 동안 신청자가 49만명 증가에 머물며 정체를 나타냈다. 이 사업 기간이 내달까지이고 현재 시행 한 달이 거의 다 돼 가는 점을 고려하면 신청자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적다.

신청자가 적으니 환급해줄 캐시백 규모도 적다. 캐시백 규모는 지난 18일 600억원, 25일 1465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시작한지 약 한 달이 됐지만 캐시백 규모는 예산(7000억원)의 20.9% 머무르고 있다.

기재부는 사업 구조상 월말로 갈수록 지급예정액은 더 빠르게 증가해 예산이 남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재부의 신용카드 캐시백은 사업 구상 당시부터 복잡한 구조와 과도한 사용처 제한 등으로 실제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7월 내놓은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에 대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소비규모가 큰 사용처를 제한하고 가구 구성원 1인에게 카드 사용액을 몰아줄 수 있어 기대하는 소비 진작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원요건이 복잡하다며 더 명확하고 단순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용카드 캐시백 환급을 위해 소비를 늘리면 카드수수료가 발생해 카드사의 이익으로 돌아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지급한 상생국민지원금 소비 과정에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약 1500억원이 발생했다.

용 의원의 카드수수료 계산식(총 지급액×1.77%(신용·체크가드 평균 수수료율)을 이번 신용카드 캐시백에 적용하면 약 124억원의 카드수수료가 나온다. 때문에 신용카드 캐시백 시행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전국민 현금성 지급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다.

용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부가 전국민 보편 지급에는 상당히 거부감이 있고 보편 지급을 하지 않으면서 고소득층 소비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캐시백을 제시한 것 같다”며 “하지만 복잡하고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효용이 낮아서 정책적으로 유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도 “소비 진작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고소득자들이 캐시백 10만원을 환급받기 위해 카드를 추가적으로 쓰지는 않을 것 같다”며 “소비를 늘려 경기 진작을 시키기에는 상당히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이게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소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적으로 지원하면 좋겠다”며 “캐시백 보다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지급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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