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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농촌이 재밌어야 사회가 즐거워요”

[스타트업] 농촌·도시 연결하는 사회적 기업 '너와나의농촌'

입력 2020-03-18 07:10 | 신문게재 2020-03-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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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농촌이 재밌어야 사회가 즐겁습니다. 재밌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너와나의농촌입니다.”

이상열 대표가 이끄는 ‘(주)너와나의농촌’은 당신과 나의 농촌이야기라는 콘셉트로 교육·컨설팅·디자인·체험 등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교육과 컨설팅은 농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농가와의 상생이 더해져 참여자들이 호응이 크다. 그야말로 농촌과 도시의 연결고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스타트업이다.



◇도·농의 연결고리...농사 빼고 교육·컨설팅·마케팅·행사·이벤트 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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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너와나의농촌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일 년에 약 3개월은 농촌에서 지내는 거 같아요. 제가 지금껏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사업모델까지 된 거죠.”

이 대표는 너와나의농촌 창업 전에 온라인 마케팅 회사와 오프라인 이벤트사에서 근무를 했고 전자상거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베테랑이다. 2009년도에 소셜미디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우연찮게 농촌 쇼핑몰 관련된 일과 농촌 교육을 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앞으로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가 농촌과 농산물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개인사업자로 독립하고 먼저 농촌 교육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혼자 프리랜서처럼 일하다 보니 해야 될 것과 도움 줄 수 있는 것이 산재해 있는데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 또한 하는 일이 사회적 관련 일이다 보니 처음부터 사회적기업 창업에 목표를 뒀고, 2015년도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5기(관악구)로 시작해서 그해 6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너와나의농촌을 창업하게 된다.

“너와나의농촌은 농사 빼고 교육, 컨설팅, 마케팅, 행사, 이벤트 등의 다양한 일을 해요. 이 모든 것들이 떼어놓으면 각자의 분야가 다르고 큰일들이지만, 농부나 농촌입장에서 보면 각각을 떨어뜨려 놓고 사람을 찾거나 일을 맡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최근에는 농촌 체험분야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농촌과 도시가 함께 교류하는 사업모델로 ‘옥수수미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반응도 뜨겁다. 2018년에 국내 최초로 시작한 옥수수미로체험은 첫해는 강릉에서, 지난해는 남양주에서는 3300㎡(1000평) 땅을 빌려서 7월에 옥수수를 심고 8월말부터 체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더구나 옥수수미로는 상표 특허로 인정받아 체험 및 학습분야에서 배타적권리를 확보한 프로그램이다. 옥수수밭에 그려진 미로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성취감과 협동심,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매 시즌 다른 구성으로 참가자의 호응이 높아 재방문율이 높고 농촌활동의 다양한 재미까지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3군데 농촌마을과 함께할 계획을 세웠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더구나 스마트 OR미션 게임이라는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4월에 있을 남양주 딸기 축제에 첫 번째로 소개하려고 준비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고 말았다.

 


◇큰 돈 못 벌지만...농촌 살리기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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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미로 체험장 앞에 선 이상열 대표.(사진제공=너와나의농촌)

 

너와나의농촌은 친환경 특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쇼핑몰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특히 재밌다.

“농민 온라인 교육을 하다 보면 수업내용 중에 전자상거래 쇼핑몰 마케팅 과정이 있어요. 쇼핑몰 강의하는데 ‘관리자모드’를 보여줄 수 없어서 교육용으로 쇼핑몰을 제작했죠. 그런데 교육 받은 농민들이 여기서 한번 팔아보자고 제안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은 상품이 하나 둘 늘어나 제법 구색을 갖췄죠.”

쇼핑몰은 친환경 상품과 함께 토종 식품(토하젓, 고대미, 앉은뱅이 라면, 먹시감식초 등)같이 좀 더 가치 있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농촌 컨설팅에 자긍심이 크다. 기업 컨설팅의 경우 컨설팅의 결과로 진단과 방향제시(전략)의 문서화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농촌 컨설팅은 일반적 컨설팅에 교육과 실제 운영이 포함돼 성과도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개발, 전자상거래, 홍보, 마케팅, 브랜드, 로고, 디자인, 체험프로그램까지 저렴한 가격에 컨설팅을 받을 수 있어 농민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이라는 특성상 체험프로그램에는 소외계층 가족을 초대해 무료로 진행도하고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은 물론, 농가 컨설팅 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해 농가를 돕다 보니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 현실적으로 자금 충당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기업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보람은 있다.

“돈을 많이 벌어보지 못해 돈 버는 보람은 모르겠어요. 교육의 대부분은 개인 소득으로 잡히는데 이 교육비를 회사에 그대로 넣고 회사 운영비로 충당하고 있죠. 대신 얼마 전에 딸기 디자인 패키지를 개발해서 도와준 적이 있는데, 최근에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오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겉으로 표현은 안 해지만 너무 기뻤어요. 어차피 회사 경영측면에서 큰돈을 벌지 못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위로를 얻게 돼요.”

너와나의농촌은 돈을 못 벌었어도 사회에서는 인정받는다. 2017년과 2018년에 사회적기업 사업개발비를 통해 각각1000만원의 사업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했고, 2019년에는 옥수수미로 체험을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의 농식품아이디어경연대회에 참가해서 창안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상금 100만원을 받았지만 창안상을 통해 전국 팜스테이협의회를 소개받고, 올해 옥수수미로 체험 농가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

“농촌이 어려우면 지역사회가 어렵고 지역사회가 어려우면 농촌도 어렵죠. 현재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오래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어 ‘너와나의농촌’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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