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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알지, 오가노이드 고도화로 동물실험 막는다

[스타트업] 오가노이드 기업 '오알지(ORG)'

입력 2024-08-26 07:00 | 신문게재 2024-08-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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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이미지.(이미지=셔터스톡)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동물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약 5억 마리에 육박한다. 의약품의 안정성과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동원한 실험이 필수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이 공유하는 질병의 수가 일부에 불과해 동물 실험의 신뢰도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로,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 임상시험에서도 나타날 확률은 5∼1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는 게 연합의 주장이다.

이에 더 안전하고 과학적인 동물실험 대체제로 ‘오가노이드(Ogarnoid)’가 주목받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 체외 세포배양 시스템에서 배양해 만든 ‘장기유사체’다. 사람의 폐, 간, 뇌 등 인간 장기의 복잡한 구조와 기능성을 근접하게 모방한 게 특징이다.

오가노이드가 의료 분야에서 차세대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는 재생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임상시험의 정확도와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오가노이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게다가 신약개발, 독성평가, 재생치료제 등 정밀 의료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동물보다 더 인간의 반응에 가까운 결과를 낸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가의 단체에서는 동물실험에 대해 거부함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효과와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오가노이드를 대안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국내외 오가노이드 규제 및 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4억2000만달러(약 1조8871억원)에서 2028년 43억8000만달러(약 5조8210억원)로 상승할 전망이다. 연평균 25.2% 성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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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 세포 이미지.(이미지=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동물실험 대체하는 오가노이드…스타트업 오알지 이목 집중

현재 국내 기업들은 오가노이드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오가노이드가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선정되며 업체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는 기술적으로 허들이 높은 산업”이라며 “약물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인류의 건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할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방위적인 개발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스타트업 ‘오알지(ORG)’가 주목받고 있다. 오알지는 오가노이드 전문 연구개발 스타트업으로, 오가노이드 고도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조재연 오알지 대표는 “오가노이드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 오가노이드 제작과 분석 기술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회사에 대해 설명했다.

오알지의 사명은 오가노이드가 내포한 ‘공공성’이 담겨있다. 장기유사체인 오가노이드(Organoid)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라는 의미의 Organization의 앞 3글자를 따온 것이다.

조 대표는 “동물의 복지와 더불어 인류가 더 나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연구수행 중 불가피하게 동물을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지난 2021년 오알지를 창업했다. 실험동물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의 동물 실험은 마우스, 랫 등 쥐로 진행되는 데 이를 통해 임상결과와 같은 결과를 얻을 확률은 10% 미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인간의 질병치류를 위한 연구는 인간 모델에서 진행해야 임상결과 예측률이 높기 때문에 인간과 실험동물을 대체할 고도화된 기능성 인간 오가노이드 제작기술이 향후 바이오산업의 핵심으로 대두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창업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가노이드는 장기 이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가노이드 응용을 통해 이식용 장기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가 고령화되며 이식 장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도 오가노이드 시장을 개화시키는 요소다.

조 대표는 “길어진 노년을 젊고 건강하게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오가노이드는 인공장기와 재생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다”며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 연구도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창업 전 미국 뉴저지 주립대 의과대학에서 의과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의생명과학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치료연구의 경우 20년 넘게 수행해 왔다. 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인 셈이다. 

 

오가노이드 배양액
오알지의 오가노이드 배양액.(사진=오알지)

 

◇세계 최초 생체구조 세포외기질 상용화 성공

오알지는 세계 최초로 생체구조 세포외기질 상용화에 성공했다. 생체구조 세포외기질은 세포와 빠르게 결합하고 산소와 영양분 통로가 이미 확보돼 있다. 탄력적이면서, 생분해가 느려 오가노이드 제작에 최적화된 물질로 평가 받는다. 조 대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생체구조 세포외기질 상용화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오알지가 유일하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한 오가노이드 제작키트 시제품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오가노이드 제작 키트는 인간세포 배양으로 생산된 생체구조 세포외기질로 제작된 오알지 솔루션과 오가노이드 형성과 성숙을 지원하는 배양액으로 구성돼 있다”며 “생체구조 세포외기질은 나노두께의 단백질 fiber 그리고 엉킨 실타래 구조 2종류 타입으로 개발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알지 솔루션은 세포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며 “24시간 이내에 세포가 3차원 조직을 형성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이에 국내 연구기관들이 오알지 오가노이드 제작키트를 구매하고 있다. 2022년부터 중외제약, 연세대, 고려대, 안정성평가연구소, 한국 뇌연구소 등에 공급 중이다.

연구기관에서는 오가노이드 키트를 통해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안정성평가 연구소 소속의 한 연구원은 오알지 키트를 사용 1년만에 오가노이드 연구개발 논문을 공신력 있는 국제학술지인 ‘impact factor 13’에 발표했다. 그 뒤 5건의 국내외 특허출원도 신청했다.

국내 주요 경진대회 등에서 상도 휩쓸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기술력을 인정받아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수여했다. 2023년에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 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2023 지식재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해 장려상을 받았다. 고양시가 주최한 ‘고양시 IR대회’에서는 발전상, 경기지방 중소벤처기업청이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중기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고객들이 연구성과를 내면서 제품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이유다.

조 대표는 산업에 뿌리를 내릴 수 있던 이유로 동국대학교 창업보육센터의 투자유치 관련 교육 등 사업 확장 교육을 꼽았다. 창업보육센터는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는 “세포배양 기업 특성상 공용장비 사용 등 주변의 의과대학 시설 및 장비를 이용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관련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알아봐 주고 연결해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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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오알지 대표.(사진=오알지)

 

◇“오가노이드 대형화 목표…동물대체 실험모델 선보일 것”

오알지는 오가노이드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인간의 주요 장기인 심장, 뇌뿐만 아니라 외적으로 보이는 피부용 오가노이드까지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오알지는 직접 심장, 뇌, 피부 오가노이드를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심장질환과 피부질환모델을 만들어 질병원인 규명 및 치료제 연구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상용화를 위해 원재료를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오알지는 압도적인 기술적 차별성이 있는 글로벌 오가노이드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오가노이드 제작에 필요한 원재료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발한 원재료를 이용해서 기존 오가노이드의 한계를 넘어선 기능성 오가노이드를 직접 상용화 개발하고자 한다”며 “현재 최대 1~2cm 크기까지 제작 가능한 오가노이드를 10cm 이상의 크기로 대형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고도화된 오가노이드에 질병모델을 유도해 만든 동물대체 실험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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