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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연 30만톤' 커피찌꺼기가 친환경 소재로…‘도시광부’의 착한 도전

[스타트업] 친환경 바이오 연료 개발 '도시광부' 나용훈 대표 “‘글로벌 클린 테크 기업’ 성장 기대”

입력 2020-03-11 07:20 | 신문게재 2020-03-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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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것’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를 찾아내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하는 회사가 있다. 미활용 자원이었던 커피찌꺼기를 새로운 연료로 탈바꿈 시켜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스타트업 ‘도시광부’이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나용훈 도시광부 대표는 커피를 마시고 나면 커피찌꺼기가 아무 쓸모 없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새로운 연료로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후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고, 찌꺼기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 개발에 뛰어들면서 도시광부의 ‘착한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서울시 지원기업인 나용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도시광부 설립 배경은 

 

대표사진2
나용훈 대표. (사진제공=도시광부)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익숙할 만큼, 커피를 사랑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8년 국제커피협회(ICO) 기준에 따르면 국내 원두커피 소비량은 세계 6위로, 1인당 연평균 커피소비량은 353잔이다. 이는 세계 평균인 132잔의 3배에 달한다.

그 결과, 매년 약 30만 톤에 달하는 커피부산물이 ‘찌꺼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매립지에서 일생을 마감한다. 안타까운 건 커피부산물이 땅 속에서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나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를 만들기도 하고, 빗물과 섞여서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하는 등 환경에 유해하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친환경 나노 소재를 연구하던 시절에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한 후, 커피부산물의 탄소 자원화 가능성을 발견하고 2016년 본격적으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버려지는 커피부산물(찌꺼기)에서 고순도 탄소를 추출해 친환경 흡착제를 제조하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현재 이공계 석박사급 인력 5명과 함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임하고 있다. 

 

2020년 출시 신제품
도시광부는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새로운 연료 소재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도시광부)

 

◇ 도시광부의 연료는 어떻게 활용되나

커피부산물의 절반은 탄소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약 4년 간 자체 개발한 열분해 원천기술을 적용해 탄소 함량을 93%까지 농축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아울러 탄소 표면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벤젠과 같은 독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을 기술적으로 디자인했다.

그 결과, 경쟁 제품보다 탄소 함유량과 미세구멍이 많아 흡착 제거능력이 3배 이상 높은 제품을 만들었다. 특히, 커피 음료 제조 공장에서 원재료인 커피부산물을 운송비만 지불하기 때문에 원재료 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어 최종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강점까지 갖췄다.

커피 유래 탄소 흡착제는 제조과정에서 일체의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기초 소재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누, 샴푸, 스크럽, 마스크팩 뿐 만 아니라 공기청정기의 탄소필터, 정수기의 카본필터로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BMW 미니 어반 솔루션 프로젝트(Urban Solution Project) 1등, SKC 친환경 소재 부문 우수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제조 분야 창업은 소프트웨어 창업과 비교해 초기 개발자금 투입이 많다. 설비 구축과 양산화 진입장벽 역시 무척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업종으로 통한다. 게다가 제조업 중에서 가장 성공률이 낮은 분야가 원천 소재 개발로, 초창기 스타트업에 뛰어 들어 도전하기엔 여러 환경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도 도시광부는 창업한 해부터 롯데엑셀러레이터의 투자와 함께 국내외 협력파트너 발굴을 지원받아 사업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서울산업진흥원의 기술상용화 지원사업(2018년)에 참여해 신제품 개발을 실행할 수 있었고, 이듬해엔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인 SKC와 ‘상품 제조 및 판매를 위한 IP 파트너십’에 관한 MOU 및 정식 계약을 체결해 시장지향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커피 유래 탄소 흡착제
커피 유래 탄소 흡착제. (사진제공=도시광부)

 

◇ 향후 계획 및 올해 매출 목표는

도시광부는 ‘글로벌 클린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자체 개발한 원천 기술(특허등록 9건)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가 가능하다. 이에 올해에는 인체 독성이 전혀 없는 구취제거제, 숙취 물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성 소재, 먹는 물속에 잔류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바이오흡착제 등의 사업 아이템을 새롭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협력형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시장 검증과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 K-뷰티 기업과 함께 커피 유래 탄소 흡착제가 적용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들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 역시 타진할 예정이다.

지난 4년 동안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올해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원년으로 삼고, 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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