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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환율…기러기 아빠는 웁니다

[돈워리비해피] 달러 강세에 주름 깊어지는 아빠들
원·달러 환율 1070원대 초·중반 유지

입력 2014-10-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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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로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들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금액을 송금해줘도 자녀들이 받는 돈은 이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한 금융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갈수록 주름이 늘고 있다. 그는 매달 4000달러 정도를 송금하고 있는데, 이전에 비해 20만원 정도의 환전 비용이 더 들고 있다.

김씨는 “아내와 딸을 데려와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연초 원화가 강세일 때는 허리를 펴고 다녔는데 달러강세가 지속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허리띠를 졸라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이모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환율이 1012원이던 지난 9월1일에는 미국에 4500달러를 송금하는 데 460만원이면 충분했지만 최근에는 480만원이 들었다. 1개월 새 20만원이 더 들게 된 것이다.

이씨는 “몇 개월 전만 해도 경상수지 흑자로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는데 상황이 바뀌었다”며 “그나마 1~2년 전보다는 낫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두 명만의 고민이 아니다. 대부분의 기러기 아빠들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기러기 아빠들은 돈을 더 부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러기 아빠들의 생활비를 더욱 아껴야 한다. 즉 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그냥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8일 원·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 기러기 아빠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더욱 드리워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4.1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8원 급등했다. 지난 3월 26일 1075원 이후 최고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지 않은 기러기 아빠들이 환율 리스크를 헷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 역시 달러약세 때 외화예금에 돈을 예치해 놓은 것이 있어서 사정은 조금 나은 상황이었다.

그는 “이전부터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면 여유자금을 외환예금에 넣어뒀다”며 “지금은 외화예금의 달러를 송금해주면서 버티고 있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러기 아빠들이 갖고 있는 달러를 조금씩 쓰면서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규모도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은 636억8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49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그중 달러예금이 372억2000만 달러로 48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편재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물론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기러기 아빠들이 외화예금에서 생활비를 보낸 것도 주된 이유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전망도 전문가마다 다르다”며 “누구의 의견을 믿고 달러 매입 시기를 언제로 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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