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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갈등과 위기 봉합하는 '리더십' 어디있나

입력 2015-12-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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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선도할 ‘리더십’은 아쉽게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올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위기로 붕괴되는 현상이 목격됐다.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위기를 극복해 나갈 리더가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와도 연관 있다. 지난 3월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갈등지수는 2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5번째로 높았다. 이어 한국의 ‘갈등관리지수’는 조사대상 34개국 가운데 하위권(27위)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과 사회적 리더십이 부재 또는 미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봄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위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위기대응 리더십’이 대두됐다. 또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리더십도 절박한 상황이다. 올 4월 16일 세월호 침몰 1주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위기에 봉착한 리더십 부재에 대해서만 회자될 뿐이다.

우선 전문가는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를 두고 ‘책임감’을 제시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나 메르스 사태를 보면 결과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리더십의 공백을 보여준다”며 우리와 반대인 미국을 예로 들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은 11분만에 사건을 브리핑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의식을 선보여 위기상황 속에서도 리더십이 빛났다는 평가를 받아 우리와 크게 대조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전환기에 있는 한국 사회의 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황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는 전반적인 추세”라며 “우리는 리더십 없이 원칙과 제도, 합의에 의해서 사회가 움직이는 전환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지도자는 여러 분야가 아닌 한 곳을 선택, 집중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예시로 들었다. 오바마의 전환기적 리더십이 모든 미국인의 의료보험 혜택을 목표로 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의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사회를 통합하고 갈등을 조정할 리더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가 (이러한 리더를) 발굴하는 의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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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불확실성을 먹고 자란다. 불확실성의 일부는 ‘신뢰’를 통해 통제된다. 신뢰는 과정상의 일관성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다. 황 교수가 제시한 전환기적 리더의 조건인 ‘확신, 일관성, 위임(delegation), 신뢰’와 일맥상통하다.

한편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는 결국 ‘전문성’ 부재와도 귀결된다. 김형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의 리더십이 부재한 이면에는 ‘전문성 제로(0)’가 있다고 꼬집었다. 주요 위치(지위)에 전문성 있는 리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는 “리더는 최소한 사회갈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이해와 목표를 가진 집단들을 잘 조정해야 한다”며 “조정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리더는 어느 한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노사 문제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를 인정하고 중간에서 갈등을 통합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더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통합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팔로어들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결국 리더십은 갈등과 위기를 봉합할 수 있는 전문성과 소통이 있어야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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