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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잃어버린 기업가 정신… 성장엔진 꺼지게 한다

[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5)기업가 정신

입력 2015-12-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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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7 13;42;07
2014년 기준 생산적 기업가 정신(GEDI) 세계 열지도, 색깔이 진할 수록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높게 발휘되는 지역이다. (그래픽제공=한국경제연구원)

 

‘기업가 정신’이 퇴보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 수많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해줄 기업가 정신이 실종되면서 복잡한 ‘경제미로’ 속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정주영, 이병철 등 1세대 창업주들이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던 것과 달리 최근 기업인들에게는 도전정신이 실종되면서 기업가 정신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의 부재는 기업의 성장에 한계를 드리우는 것을 넘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크다.

 

기업가 정신의 후퇴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인들의 생산성 지표인 ‘GEDI’는 2013년 118개 국가에서 37위를 기록한데 이어 작년 120개 국가에서 32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국경제원은 “격차가 다소 해소됐지만 국가경쟁력을 측정하고 있는 국제지수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생산적 기업가정신 순위는 여전히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998년 금융위기와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 위기로 재벌 2~3세들이 유통업과 서비스업 등 돈 되는 사업에만 집중하면서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제품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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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나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한국제품은 62개로 2009년 73개에서 11개 제품이 줄었지만 중국은 2009년 1231개 제품에서 지난해 1485개로 254개 제품이 증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지신문이 조사하는 주요 상품 시장 점유율조사에서도 한국은 2014년 세계 점유율 1위 제품이 8개로 2년전 조사와 같았다.

기업가 정신이 아예 실종되고 자신과 자신의 회사의 이익을 쫓는 기업인들의 ‘모럴해저드’ 현상도 비일비재하다.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에 독약과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경우가 2011년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사태다. 은행의 수익만을 쫓은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1년만에 20여곳의 은행이 문을 닫았다.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기 위해 정부가 쏟은 돈만 무려 27조원에 달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약 6조원에 불과하다.

국내 한 유명 제과업체는 3억원에 달하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을 위장 계열사를 이용해 리스한 후 자녀들의 통학용 차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해외진출을 꺼리는 이유도 기업가 정신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소니와 청바지로 유명한 미국의 리바이스가 오너들의 기업가 정신 부재로 성장의 한계에 와 있다는 평가다.

손길승 SK그룹 명예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원이 발간한 ‘기업가 정신-창조경제 성공의 핵심조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경제의 동맥경화는 기업가 정신으로 풀어야 한다”며 “한국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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