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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청년에게 희망이 없는 사회… 10명 중 7명은 스스로 'N포 세대'

입력 2015-12-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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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들에게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오히려 ‘포기’에 더 익숙하다.

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만을 포기하는 ‘3포 세대’에서 ‘인간관계’, ‘내 집 마련’이 추가돼 ‘5포 세대’로, 이어 ‘꿈’, ‘희망’까지 버려야 하는 ‘7포 세대’까지 전락했다. 뿐만 아니라 존재감을 상실해 더 이상 포기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N포 세대’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세대 1675명에게 ‘귀하는 N포 세대에 속합니까?’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9%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결혼, 꿈과 희망, 내집마련 등을 포기했으며, 연애를 포기했다는 응답이 46.5%, 출산 41.1%, 인간관계 40.7%, 건강 26.5%, 외모 25.4%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결혼을 가장 많이 포기했고, 남성은 꿈과 희망을 포기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부모세대보다 상대적으로 풍요롭게 살아온 젊은 세대들이 저성장 시대의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80% 이상 대학교육을 받는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학력수준과 꿈과 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일자리, 결혼 자리를 찾고 있지만 우리 산업구조가 성숙기 장기 저성장 경제로 접어들면서 이에 맞는 고도의 지식산업과 서비스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결국 직업, 소득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꿈과 비전을 담아 낼 수 있는 일자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한 젊은 세대들이 혼자 살기도 힘겹다는 생각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등 3포, 5포 세대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시장의 꼬인 매듭이 풀리지 않는다면 청년문제는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용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결혼, 출산, 연애, 내 집 마련 등이 조금씩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들이 그렸던 정규직 · 장기고용과 같은 틀 속에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끼워 맞추려다 보니 결국 불협화음만 나오게 된다”면서 “노·사·정 대타협과 같은 어설픈 수준이 아닌 기성인들 모두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협약과 청년들의 시각에서 이들이 원하는 직종, 일자리 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수요조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는 것은 ‘잘못된 교육 탓’이란 의견도 나왔다.

배규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업혁명 이후 만들어진 우리 교육제도는 표준화된 지식으로 표준화된 인재들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과 같은 교육기관”이라며 “물질적이고 출세만 강조하는 교육이 아닌 청년들 스스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삶의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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