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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멈춰버린 대한민국 성장동력

입력 2015-12-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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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트레이닝센터

 

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조정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적 위험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우리 경제의 ‘방어벽’이 두꺼워진 것이다.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 경제의 내실은 장미빛만이 아니다.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할 각종 경제지표 악화는 물론 기업들 역시 실적악화가 노동효율성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이다.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계금융도 자산보다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휘청이는 한국 제조업…턱 밑까지 쫓아온 중국

지난 수십년간 한국경제의 고속성장을 주도한 중요요소가 바로 ‘기술경쟁력’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중국의 제조업 기술력이 한국의 턱밑까지 따라와 머잖아 ‘중국공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실시한 ‘국내 제조업의 업종별 기술 수준 및 개발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우리 제조업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3.3년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조사 결과인 3.7년보다 격차가 0.4년 줄어든 수준이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인도에도 밀려 6위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가운데 미래 우리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할 연구개발(R&D) 규모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앞날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훗날 수요 변화에 따른 시장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국내 수출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중국에는 기술 우위, 일본에는 가격 우위’라는 공식은 깨진지 오래. 최근 우리 경제는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일본의 기술력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잃어가는 ‘샌드백’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올해에는 풍요 속 빈곤이라 불리는 ‘불황형 무역흑자’ 현상이 유독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46개월 간 연속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월별 수출입 동향에서 수출액은 비등한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수입액은 급격히 감소하는 ‘불황형 무역흑자’ 양상을 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무역전망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업, 실적악화→노동효율성 저하 ‘악순환’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기업들 역시 올 한해 ‘혹독한 시기’를 보내야했다. 대다수 대기업들이 기존 주력사업의 정체기에 봉착, 신사업 구상을 통한 ‘새판 짜기’에 나섰다. 예컨대 삼성의 경우 그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스마트폰’이 2012년 이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자 ‘전장부품’ ‘바이오’ 등을 통한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LG 역시 미래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하고 관련 사업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의 기존 주력 사업 부진은 실적 감소로 직결됐고, 이는 곧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줄 ‘연말 성과급’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끈 반도체 사업부를 제외한 다른 부서의 성과급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이 외에도 국내 10대 기업 중 대다수 계열사 직원들이 기대 이하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근로자들의 노동의욕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에 4.64점으로,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등과 더불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가구의 ‘가계금융’도 자산보다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3월말 현재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4246만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평균 부채는 6181만원으로 2.2% 증가했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억8065만원으로 2.1% 늘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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