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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인구·고용·성장·소비·수출… '절벽' 끝에 선 한국 경제

입력 2015-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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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를 놓고 각종 ‘절벽’ 이야기가 넘쳐 흘렀다. 


인구절벽, 고용절벽, 성장절벽, 소비절벽, 수출절벽, 대출절벽, 거래절벽 등 나열하기 벅찰 정도다. 가히 기승전‘절벽’ 수준이다.

절벽에 맞닥뜨리면 갈 길을 잃는다. 옆에 샛길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정체되거나 후퇴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절벽은 성장세가 뚝 떨어지는 절벽임과 동시에 소통 길이 막힌 절벽을 뜻한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누가 자기 것을 내놓으려 하겠냐. 한국 경제에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빈 교수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개혁은 없다”면서도 “노동자에게만 임금피크제를 강요할 게 아니라 기업도 고통을 나눠 가지는 식으로 노동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빈부격차에서 비롯된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숟가락 계급론’ 등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노동 대가를 공정하게 받지 못하면 자본주의가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각종 절벽이 세대간·계층간 소통을 근본적으로 막아버린다는 점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나누느냐를 두고 갈등을 겪는 게 경제 절벽”이라며 “미봉책으로만 둘러싸인 국민연금 절벽은 세대 간 갈등이고, 집값 폭락으로 촉발될 부동산 절벽은 계층 간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절벽에 갇혀 소통하지 못하면 경제 주체간·세대간 대립과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각종 절벽에 둘러싸여 급기야 희망마저 포기하게 된다는 우려다.

하지만 각종 ‘절벽론’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수는 절벽처럼 뚝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고용이나 소비 등은 절벽이라고 할 정도로 급격히 꺾이지 않는데 강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부정적 전망이 심하게 깔렸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경제는 변동성이 큰 것이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재정 상태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허원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모든 면을 절벽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에 대비할 시간이 있음을 내비쳤다.

 

 

◆'절벽'

'높이 솟은 험한 낭떠러지' 외에 '고집이 세어 남의 말을 듣지 아니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절벽은 소통할 수 없음과 소통하지 않음을 동시에 일컫는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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