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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관객을 미치게 하는 공연 매너 '관객 크레이지'? 관크

[신조어사전] (28)관크

입력 2015-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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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잘생겼다!”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 등장하는데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휘파람을 부는 건 인지상정이다. 누군가는 벌떡 일어서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 사람과 팬들만 모인 콘서트장 풍경이 아니다.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 집중하고 있는, ‘꺅’소리를 자아내는 배우의 팬이 아닌 관객에겐 관람을 방해받는 행위다.

최근 웬만한 뮤지컬의 캐스팅 리스트에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한 사람 이상 포함된다. 티켓파워와 이슈몰이에 주효한데다 공연 역시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어 뮤지컬계와 아이돌 기획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아이돌 관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뮤지컬에 출연하는 아이돌 그룹의 다른 멤버가 관람이라도 오는 날은 공연 시작 전부터 공연장 일대가 전쟁통이다. 지난해 소녀시대 티파니와 윤아는 써니가 출연하는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을 관람하면서 “잡아 잡아” 등의 추임새로 ‘관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관크=아이돌팬’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무명시절부터 함께 한 팬덤을 거느린 뮤지컬배우들 역시 ‘관크’를 양산한다. 오랜 팬이라는 이유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특혜를 받으며 다른 관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는 뮤지컬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새로 배우의 팬이 된 이들은 좀체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견고한 성을 구축하고 배우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다.


거꾸로 작은 움직임이나 재채기에도 눈치를 주며 다른 관객들을 지나치게 ‘관리’하는 ‘관크’도 있다. 뮤지컬이나 연극 좀 봤다는 이들 때문에 다른 관객은 미미한 움직임이나 관람 중 저도 모르게 터진 웃음에 흠칫하며 눈치를 살펴야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이같은 경험을 한 이들은 스스로가 ‘관크’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공연장을 떠나서도 감정적 후유증에 시달리곤 한다.


최근 뮤지컬, 연극 쪽에 쏠리기 시작한 5070세대들은 몰라서 ‘관크’를 행하는 예다. 휴대폰이 울리거나 극을 보면서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관람 분위기를 흐리곤 한다. 화장실이 급하다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공연장 밖으로 후다닥 내달린다.

‘황금연못’, ‘민들레 바람 되어’, ‘잘자요 엄마’ 등 최근 중장년층을 위한 공연을 주로 기획하고 있는 수현재컴퍼니의 조재현 대표는 “중년관객이 늘면서 관람태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느라 문화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부모세대의 서글픔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양한 형태의 관크 등장에 ‘관크’가 ‘관객 크레이지’의 줄임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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