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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원작 싱크로율만 강조하는 '드라마 시애미들', 핵심은 이야기!

[신조어사전] 드라마 시애미들

입력 2015-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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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애미들’은 방송·연예 커뮤니티에서 주로 쓰는 신조어다. 

 

웹툰, 일본 드라마 등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많아지면서 캐스팅 초기단계부터 이 배우는 이래서 안되고 저 배우는 저래서 안된다고 끊임없이 잔소리에 가까운 훈수를 두는 이들을 일컫는다.   

 

도를 지나친 원작 사랑이 해당 연기자 및 제작진을 향한 협박, 호소, 독설 등까지 일삼을 정도로 극심해지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지나치게 싱크로율만 강조하는 시애미들, 드라마의 핵심은 이야기!

“수지 좋아하지만 홍설은 안된다!” “언니 제발 치인트 하지 말아주세요…(중략)…홍설 역할을 망치지 말아줘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엄연히 달라요 수지씨”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미쓰에이 수지의 인스타그램에까지 난입했다. 이야기인즉슨 최근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할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여자주인공 홍설 역할에는 안어울리니 하지 말라는 눈물의 호소였다.

 

마치 드라마나 현실 속 “애는 괜찮지만 내 며느리로는 안된다”는 시어머니와 더 얄밉게 말리는 시누이를 연상시키는 ‘드라마 시애미들’이다.

결국 수지 측은 출연을 고사하고 영화 ‘도리화가’로 먼저 팬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은교’, ‘몬스터’, ‘차이나타운’ 등으로 극장가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고은도 캐스팅 물망에 올랐지만 드라마 시애미들의 훈수는 계속됐고 18일, 그 역시 공식적으로 출연불가 의사를 전했다.

일찌감치 박해진을 남자주인공 유정 역에 내정한 제작진의 속은 타들어가는데 원작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그들 눈에는 요즘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수지도, 극장가 다크호스 김고은도 ‘홍설’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그들의 반대 이유는 캐릭터 홍설과 연기자의 싱크로율(부합도)이다. “말이 되냐”는 식의 막말파도 있고 “좋아하지만 홍설은 아니다”라는 호소파도 있지만 그들은 오롯이 ‘수지, 김고은은 안된다’는 데 뜻을 모은다. 

 

그들이 싱크로율로 적극 지지하는 배우는 천우희, 오연서, 김가은이다. 이도저도 안되면 아예 신인으로 가자고 외치기도 한다. 

 

지난 4월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연서는 “만화를 좋아한다. 최근엔 웹툰도 재밌다”며 ‘치인트’를 언급했다. 당시 현장에선 “팬들이 홍설 역으로 추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는 그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라고 대답했지만 그에게는 캐스팅 제의가 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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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애미들이 만족했던 캐스팅이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작품들이 넘쳐난다. 하진원, 이진욱의 SBS '너를 사랑한 시간'과 '내일도 칸타빌레'가 그 예다.(사진제공=SBS, KBS)

 

‘치인트’ 사태는 흡사 지난해 큰 기대 속에 방송했지만 흥행은 물론 완성도 면에서도 참패한 일본 드라마(이하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 리메이크작 ‘내일도 칸타빌레’ 사태를 보는 듯하다.  

 

애초 소녀시대 윤아가 캐스팅 제의를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었으나 드라마 시애미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 고사했다. 

 

그들의 바람대로 심은경이 주인공으로 나섰지만 성긴 대본과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설정 등으로 5%도 안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처럼 드라마 흥행 요소는 캐릭터와 연기자의 부합도가 다는 아니다. 더구나 웹툰의 드라마화, 해외 원작 드라마의 리메이크 등은 극적 요소의 가미, 한국 정서에 맞춘 설정변경 등이 중요한 작업이다. 

 

최근 대만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를 리메이크한 ‘너를 사랑한 시간’은 하지원·이진욱 캐스팅으로 환영받았지만 겨우 5%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드라마 시애미들이 반긴들 “수지, 김고은도 싫다더니 얼마나 잘되나 보자”며 독을 품고(?) 지켜보는 이들이 생겨난다. 반대를 무릅쓰고 드라마에 합류하면 보다 극렬해진 드라마 시애미들을 상대해야 한다. 

 

결국 드라마 시애미들이 반기든 반대하든 그 역할을 하겠다 수락하는 순간 ‘시월드’가 펼쳐지는 셈이다. 부모가 ‘자식사랑’을 아무리 외쳐도 결혼이 당사자간 ‘사랑’을 전제로 하듯 ‘드라마 시애미들’이 싱크로율을 강조해도 드라마의 핵심은 이야기, 콘텐츠 그 자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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