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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짜파구리·삼각김밥전… 입맛과 취향에 맞춰 '창작의지' 불태우는 '모디슈머'

입력 2015-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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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Modify(수정하다, 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기업이 명시한 조리법대로 먹지 않고 스스로 재창조해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 신조어다.

 

최근 유통업계의 영향력 있는 소비 주체로 떠오른 크리슈머(Cresumer, Creative+Consumer 제품개발이나 디자인, 서비스 등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소비자)의 한 축으로 다양성과 개성을 재창조해 소비 트렌드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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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리스트레토 비얀코 한잔 주시는데요…샷 추가, 저지방우유, 양은 거품까지 포함해서 컵의 3분의 2에 맞춰 주세요. 바닐라 라테는 샷 추가, 두유, 시럽은 한 펌프 빼고 전체 양은 절반 조금 넘게요.” 


불과 1년 전만해도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 이렇게 주문을 하면 많은 지인들이 대충 먹으라고 아우성이었다. 또한 우려대로 단번에 모든 요구를 반영한 커피를 내놓는 바리스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우성을 치던 지인들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주문하는 데 익숙해졌다. 바리스타들 역시 요구 조건을 반영한 음료를 단번에 내놓는 확률이 높아졌다.

바야흐로 다양성의 시대다. 기업에서 주는 대로, 명기한 레시피대로 먹던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입맛에 맞게 바꾸고 변형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짜장 라면과 오동통한 면발의 우동을 섞어 조리한 김성주의 ‘짜파구리’부터 매운 불닭볶음면에 삼각김밥과 치즈를 얹어 비빈 ‘불닭 치즈 볶음밥’, 삼각김밥에 달걀을 풀어 부친 ‘삼각김밥전’ 등 모디슈머들이 만들어낸 요리들은 그야말로 새로운 맛과 ‘고급진’ 레시피를 창조한다.

지난해부터 열풍이었던 모디슈머 트렌드는 2015년 들어서면서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서비스 개발, 마케팅 전략 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창작의지’에 맞춘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때에 따라 경쟁업체와도 손을 잡는다. GS리테일과 중소계란업체 세양은 어디에 넣어 맛을 낼 수 있는 비빔반숙란을 개발해 출시했고 편의점에는 라면 위에 얹을 수 있는 토핑 아이템들이 넘쳐난다. 

 

오리온·빙그레·GS25는 ‘뻥스크림’(뻥튀기에 아이스크림을 샌드해 먹는 신메뉴)에서 착안한 ‘팝스크림’(오리온 뉴팝 사이에 빙그레 투게더를 넣은 샌드 아이스크림) 세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도미노 피자 역시 ‘모디슈머’ 트렌드를 반영해 자신만의 레시피대로 피자를 먹을 수 있는 DIY 주문서비스를 시작했다.

없으면 섞거나 변주해 만들어내면 되니 이제 입맛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거나 검색 삼매경에 빠질 필요가 없어졌다. 

 

주변에 널린 다양한 재료들로 나만의 것을 재창조하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똑똑해지고 까다로워진다. 

 

이제 더 이상 ‘주는 대로 먹고 써’라고 배짱을 부릴 때가 아니란 의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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